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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터진 우승 물꼬, 우승 행진으로 이어간다.’ 김미현(30ㆍKTF)의 시즌 첫 승에 자극을 받은 한국 여자 선수들이 새삼 각오를 다지며 2주 연속 한국인 우승에 도전하고 나섰다. 무대는 10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골프장 리버코스(파71ㆍ6,306야드)에서 시작되는 미국LPGA투어 미켈롭 울트라오픈(총상금 220만달러). 지난 2004년 박세리(30ㆍCJ)가 우승하면서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를 다 채웠던 대회다. 박세리는 3년 만에 다시 이 대회 정상에 복귀하면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자축하고 동갑내기 김미현의 시즌 첫 승에 화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3년 전 이 대회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는 채웠으나 ‘투어 생활 10년’이라는 마지막 조항을 충족시키는 올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03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 됐던 박지은(28ㆍ나이키 골프)도 부활을 노리고 있다. 허리 부상으로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처져 있는 박지은은 김미현, 박세리 등 선배들의 맹활약에 자극을 받아 특유의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박지은은 이 대회 프로암에서 은퇴한 한국계 스키 선수인 토비 도슨과 동반 라운드할 예정이다. 언니들 못지않게 우승 의지를 다지는 어린 선수들도 많다. 이지영(22ㆍ하이마트), 이선화(21ㆍCJ) 등이 대표 주자들. 장정(27ㆍ기업은행)과 이미나(26ㆍKTF) 등 이제 중견이 된 선수들도 한결같이 우승을 노리며 대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재미교포를 포함해 총 37명의 한국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국 선수의 우승을 가로막을 선수로는 여전히 세계랭킹 1위인 로레나 오초아가 꼽힌다. 미국의 신예인 폴라 크리머와 모건 프레셀도 만만치 않은 우승 경쟁자들. 지난 주 일본에서 전미정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었던 호주의 캐리 웹도 이 대회에 참가한다. 한편 현지 소식통은 이번 대회장이 최근 총격사건이 있었던 버지니아 공대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일부 선수가 다소 위축되기도 했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 좋은 플레이로 밝은 인상을 심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성적도 잘 내고 자선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입을 모은다는 것. 지난 주 우승상금 중 50%를 토네이도 피해자돕기 성금으로 쾌척했던 김미현은 9일 버지니아에서는 주니어 클리닉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이날 오전 대회장에 도착해 공식 인터뷰를 하고 클리닉에 참가한 뒤 연습까지 하며 숨가쁘게 하루를 보낸 김미현은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피곤한 내색이 없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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