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기사는 까치아빠" 만화 주인공 빗대 생활고 하소연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화물 운송기사는 까치 아빠(?)' 요즘 기름값 폭등에 시달리고 있는 화물 운송기사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만화가 이현세씨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까치(오혜성) 아빠'에 비유한 이야기가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KTA)의 한 관계자는 "화물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고 깡소주로 설움을 달래는 까치 아빠를 떠올리면 오늘날 화물자동차 운송자의 어려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트레이너 운전기사는 지난 2000년께 운송업계 종사자들이 모였던 노래자랑 대회에서 발생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무대에 오른 참석자는 월급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달에 80만원 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고 한다. 깜짝 놀란 사회자가 "그 정도 수입으로 생활이 가능하냐"고 되물었고 운송자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일화를 전해준 그는 "화물 운송기사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최저임금 정도의 수입만으로 생계를 이어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운송기사들은 낮은 수입뿐 아니라 자신들에 대한 낮은 처우와 사회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운송기사들은 잠시 눈을 붙이기 위해 들르는 화물터미널에서조차 맘 편히 발 뻗고 잠을 자지 못한다. 혹시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물건을 도난당할까 두려워 차 안에서 잠을 청한다"고 털어놓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차를 한쪽 구석으로 빼라고 관리소에서 난리를 친다는 푸념도 늘어놓았다. KTA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화물 운송자들 처지는 1970~1980년대로 치면 탄광 노동자들과 비슷하다"면서 "정부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도 후진적인 물류 시스템을 뜯어 고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과 같은 운송거부 사태는 언젠가 또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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