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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알뜰주유소에 거는 기대


최근 유가가 많이 올랐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를,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알뜰주유소 확대와 정유사 간의 경쟁 촉진이라는 석유제품 유통시장 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용 휘발유 공급과 함께 전자상거래용 수입물량 확대, 알뜰주유소 인센티브 확대, 혼합판매 활성화를 골자로 한 '석유제품시장 경쟁 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특정 정유사 의존 낮춰 경쟁 촉진

알뜰주유소는 낮은 가격의 석유제품을 공급받고 셀프화, 사은품 미지급 등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석유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그런데 알뜰주유소 확대는 저가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주유소가 늘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부 정책들이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 유통시장에 고착돼 있는 정유사ㆍ주유소 간의 높은 수직계열화 비중을 낮추거나 직접적으로 정유사 간의 가격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임시방편 고유가 대책 대신 유통시장의 근본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알뜰주유소에 거는 기대 중 하나는 정유사 간의 가격경쟁 촉진이다. 국내 석유제품 시장은 정유 4사에 의한 과점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공급 단계의 과점적 구조는 최종판매 단계인 주유소 단계에까지 이어진다. 때문에 정유사 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정유사 간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자가상표 주유소와 같이 정유사 간의 가격비교를 통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주유소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

알뜰주유소는 자가상표 주유소가 시장을 확대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면서 정유사 이외에도 신뢰할 수 있는 주유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가 알뜰주유소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이는 정유사와의 상표계약으로 인해 그동안 자유로운 제품 구매에 제약을 받던 주유소들이 많았다는 반증이자 향후 알뜰주유소 확산을 통해 이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알뜰주유소에게 거는 두 번째 기대는 주유소 간의 가격경쟁 촉진이다. 원칙적으로 알뜰주유소는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인하를 가장 큰 목적으로 삼고 있다. 물론, 최근 알뜰주유소보다 더 싼 주유소들이 나타나면서 언론에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 대한 알뜰주유소의 긍정적 역할을 단정적으로 나타내는 현상일 뿐이다.

전국 확산 땐 가격인하 압력 클 것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알뜰주유소 주변 주유소들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지 불과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알뜰주유소의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의 주유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은 알뜰주유소의 순기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알뜰주유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때 시장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팽배해 있다. 당연히 정부 대책에 대한 불만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또 알뜰주유소 같이 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통한 가격경쟁 촉진책은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유가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정부 대책은 알뜰주유소와 같이 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는 정책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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