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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가 경쟁력] 여성CEO시재 '활짝'
입력2004-05-10 11:00:58
수정
2004.05.10 11:00:58
현정은·장영신 회장등 남성리드 카리스마 탁월<br>'여성은행장'탄생도 눈앞
“최고경영자(CEO) 자리도 이젠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구 위의 절반은 여자’라는 말도 있건만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여성 CEO를 만나보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남성에 비해 보수나 승진 등의 면에서 불이익을 당하기 일쑤였던 여성들이 ‘샐러리맨들의 꿈’이라는 CEO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말 그대로 ‘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각 방면에서 여성들의 진출과 활약이 갈수록 두드러지면서 이제는 ‘여성 CEO 시대’란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중견기업은 물론 주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등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이는 ‘여걸’들이 한 둘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진입장벽이 낮은 중소기업이나 벤처 업계에서는 여성 CEO들이 이미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심지어는 보수적인 풍토를 갖고 있는 은행권에서도 여성임원을 잇따라 배출, 사상 초유의 ‘여성 은행장’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여성CEO 시대’ 활짝 열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금강고려화학(KCC)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1월 말. 강기원 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여성계 인사 100여명이 ‘현정은을 지키는 여성들의 모임’ 을 결성한 뒤 “21세기 여성시대에 현 회장의 취임은 개인의 거취를 넘어서 사회적 차원에서 격려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냈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경영을 맡을 수 없다는 일각에 주장에 쐐기를 박으면서 여성 CEO계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최근에는 여성 CEO들이 남성들 못 지 않은 실력을 자랑하면서 각계에서 엄청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사회의 한 축으로 인정 받고 있는 여성들의 취업과 창업 등이 급증하고 있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게다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성실성, 감성과 인내력 등이 커다란 ‘무기’로 작용하면서 이젠 여성들도 탄탄한 실력과 사회경험만 갖추면 CEO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시대가 됐다. 남성 중심의 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구조 속에서 여성들이 끊임 없는 도전과 의지를 발휘하면서 얻어낸 성과이기도 하다.
여성 CEO들의 이 같은 활약상은 기업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각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물론 장기불황 속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효과도 발휘하고 있다.
◇눈에 띄는 여성CEO= 최근 재계에서 여성파워를 가장 실감나게 했던 인물로는 시숙인 금강고려화학(KCC)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단연 꼽힌다. 현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바탕으로 현재 현대그룹의 재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도 재계에서는 여걸로 통한다. 정 회장은 지난 70년 남편(고 채몽인 사장)의 뒤를 이어 경영에 뛰어든 지 30여년 만에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의 오너로서 입지를 확고히 해 놓은 상태다.
대기업에 비해 여성의 진입장벽이 낮은 중소ㆍ벤처업계에서는 여성 CEO들을 일일이 손으로 꼽기 어렵다. 매출 250억원 규모의 산업용 전자통신장비 전문회사인 이지디지털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남 한국여성벤처협회장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버추얼텍의 서지현 사장, 이코퍼레이션의 김이숙 사장 등이 유명 여성 CEO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외국계 기업도 여성 CEO바람이 거세긴 마찬가지다. 특히 이향림 볼보자동차코리아 사장은 지난 97년 볼보트럭 재무과장으로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지 7년 만에 사장에 오르면서 ‘최초의 여성 수입차 CEO이자 최연소 대표’라는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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