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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21일] 과장님은 외근 중

"네. 해외건설과입니다. 과장님이요? 자리에 안 계신데요. 외근 중이십니다." 국토해양부에서 해외건설 업무를 총괄하는 김모 과장은 외근이 잦다. 해외출장에, 외부행사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업무의 특성상 주말 없이 근무하는 날도 많다. 그나마 외근이 없는 날은 마라톤 회의가 기다린다. 특히 올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실적이 478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이면서 더욱 바빠졌다. 앞으로는 더욱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중동에 편중된 수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프리카 등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 한해 동안 민관합동 시장 개척단을 10회 이상 파견하고 해외 로드쇼도 수차례 개최하는 등 건설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이 중요한 주력 수출상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에서 해외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초라하기만 하다. 해외건설과 직원은 13명. 직제상 '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 인원인 12명보다 겨우 1명 많을 뿐이다. 국토부 본청직원 1,300명의 1%에 불과하다. 국토부 내 핵심업무로 불리는 주택 관련부서와 비교하면 해외건설과의 위상은 더욱 초라하다. 주택토지실 내 '주택'이란 이름이 붙은 과만 5개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외건설과는 한 명의 직원이 해외 여러 지역을 동시에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정보 취합이나 분석ㆍ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해외건설과의 한 관계자는 "과를 늘리고 인원을 확충해줄 것을 몇 차례 건의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원 및 증과는 행정안전부와 상의해야 하는 문제라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토부 어느 부서라고 일이 안 많고 사람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서라도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해외건설시장 다변화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핵심과제다. 건설업체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개별 기업들의 접근이 어려운 시장개척과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라도 해외건설과 인원을 늘리고 업무를 세분화해야 한다. 이는 국토부가 '규제' 부처가 아닌 '경제' 부처로 변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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