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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표류하던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르면 다음주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캐나다의 FTA가 타결되면 우리 자동차의 수출관세가 인하되면서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이 경합하는 북미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축산강국인 호주에 이어 캐나다와의 FTA까지 연쇄적으로 타결되면서 쇠고기를 비롯해 수입산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공세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한국과 캐나다의 FTA 협상 타결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르면 다음주안에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FTA 주요 합의 사안에 대해 캐나다 재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이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측 통상당국 고위관계자는 "캐나다와의 FTA 협상 타결 시점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국과 캐나다의 FTA 협상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시작돼 2008년 3월까지 총 13차례 개최됐다. 하지만 한국의 캐나다산 쇠고기에 부과한 수입제한 조치를 캐나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2012년 1월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 다시 협상의 물꼬가 트였지만 정권 초기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에 부담을 느낀 우리 정부가 협상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것이 우리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사실상 참여 방침을 밝히면서 협상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호주ㆍ뉴질랜드ㆍ캐나다 등 영연방 3개국은 모두 TPP 참여국으로 우리가 TPP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와 선제적으로 FTA를 맺어놓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캐나다 상품 시장은 상호 보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어 FTA 타결은 우리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측은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및 부품 시장에서 현재 최고 6.1%에 달하는 관세(승용차 6.1%, 자동차 부품 0~6.1%)를 철폐하는 데 심혈을 쏟고 있다. 우리가 앞서 협상을 타결한 한ㆍ호주 FTA와 같이 주력 자동차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성과를 얻어올 경우 단기간에 수출확대 효과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캐나다는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대표적인 경합지역이라는 점에서 호주나 뉴질랜드와의 질 높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현재 40% 수준인 쇠고기 관세의 철폐 및 기타 농·축수산물에 대한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캐나다는 특히 쇠고기 시장에서 한미 FTA 양허 수준만큼의 개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개방이 이뤄질 경우 미국ㆍ호주ㆍ캐나다산 쇠고기들이 우리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대캐나다 수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캐나다의 한국에 대한 수출은 한미 FTA 영향을 받으며 지난해에는 10.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무역실적은 캐나다 내부에서 한ㆍ캐나다 FTA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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