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전남경찰청장은 19일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본부의 조사 결과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병언 사망 사건 수사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28일 동안 2회에 걸쳐 부검을 실시하고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 분석 등 과학적 수사방법과 함께 구속 피의자 조사, 송치재 인근 주민 등 1,400여명에 대한 탐문수사를 벌인 뒤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또 변사체에서 채취한 DNA와 지문이 유씨의 것과 일치하고 유씨 주치의의 사전정보와 변사자의 치아정보, 의복 등에 대한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할 때 변사자가 유씨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수사본부는 광범위한 수색 활동과 탐문수사, 각종 과학수사 기법 등을 동원해 분석한 결과 범죄의 흔적이나 사망 후 시신이 옮겨졌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유씨 측근들이 5월25일 이후 유씨와 접촉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그동안의 수사를 토대로 유씨의 사망 시기를 6월2일 이전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수사본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이나 이동 경로 등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해 논란이 예상된다.
수사본부는 유씨의 사망 원인이 타살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망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 유씨 동선 파악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변사 현장의 폐쇄회로TV(CCTV) 영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해 유씨가 어떤 경로로 사망 현장에 도달했는지도 결국 미궁에 빠졌다. 백 청장은 "앞으로 순천경찰서에 수사전담팀 체제를 유지하며 새로운 제보나 단서를 중심으로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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