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EPB) 출신의 질주를 누가 막으랴.’ EPB 출신 관료들의 거침없는 승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EPB에서 잔뼈가 굵은 변재진 보건복지부 장관의 내정으로 EPB 출신은 전체 20개의 국무회의 좌석 중 7개를 차지했다. EPB 출신 현직 장관급 이상 인사는 4월 임명된 한덕수 국무총리(행시 8회)를 비롯해 전윤철 감사원장(〃4회),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15회),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17회),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17회),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21회), 변 장관 내정자(〃16회) 등이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권 부총리와 함께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14회)도 기획처 장관을 지내는 등 대표적 EPB 출신 관료이며 한 총리를 도와 국정을 조율하고 있는 임상규 국무조정실장(〃17회)과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17회)도 EPB맨들이다. EPB 출신의 약진은 초임 관료 시절부터 예산ㆍ재정ㆍ기획 업무를 하며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꼼꼼함을 두루 갖춘 점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PB 출신들이 안방인 기획처에만 머무르지 않고 청와대를 비롯한 타 부처에 많이 파견돼 경험을 쌓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내각, 특히 경제관련 부처의 EPB 쏠림 현상은 정책입안 과정에서 균형적 시각을 담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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