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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갈림길에 선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미래

■ 프랑스는 몰락하는가 (장-피에르 슈벤망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1979년 영국에서 대처가, 1981년 미국에서는 레이건이 승리를 거두었다.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프랑수아 미테랑은 80년 드디어 선거에서 승리한다. 프랑스 역사상 최초로 좌파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좌파 정부는 집권 초반 공산당 출신 각료 네 사람을 지명하고 광범위한 국유화를 단행했으며 최저임금을 인상했고 노동시간을 단축했다. 또 새로운 법안을 통해 지방분권화, 국유화, 사형제 폐지, 연구와 문화 분야에 대한 강력한 지원 등을 대거 도입했다. 하지만 불과 1년 후 임금과 물가를 동결했으며 100개가 넘는 공약을 모두 지키겠다던 선언을 백지화하고 말았다.

돌아보면, 당시 사회당 정권이 취한 케인스주의적 예산정책은 금세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부양 효과는 미미했으며 수입이 늘고, 무역적자는 늘어만 갔다.

. 미테랑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유사 케인스주의 정책들을 몇 가지 시도한 후에 '유럽'을 내세우면서 신자유주의에 투항해버린 것이다. 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프랑수아 미테랑은 베르?窩?참호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가던 1916년에 태어났다. 젊은 목숨 140만 명이 죽어 넘어진 1차대전과 치욕스러운 패배를 맛본 2차대전이라는 재앙을 겪은 미테랑은 프랑스인과 독일인이 또다시 충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직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한 '유럽연합'만이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미테랑이 대안으로 기대했던 유럽화는 사회주의와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정책임이 드러났다.



어쨌거나 유럽통합법의 도입과 적용은 노동과 자본 사이의 역관계의 균형을 깨뜨렸으며 생산시설 해외이전과 금융시장의 지배에 길을 열어주었다. 산업시설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자 프랑스의 산업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0년대 초부터 어려움을 겪던 공작기계와 소비재 생산 부문(섬유, 가죽, 신발, 가구, 시계 등)이 힘을 잃었고 자동차 생산시설은 절반 가까이 해외로 이전했다. 82년 총 600만명에 달하던 산업생산 인력은 2008년 350만 명으로 감소했다. 생산직 노동자 중심의 전통적 노동자 계급이 몰락했고, 3차 산업이 확대되었으며, 도시 변두리로 인구가 집중됐다.

책은 이 같은 사실을 적시하면서 "80~90년대 유럽이 받아들인 신자유주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며" 사실상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이를 토대로 한 마스트리히트 체제의 위기"라고 규정한다.

저자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발효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유럽은 게임의 룰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잘못된 야심에서 출발한 이 무모한 실험을 그만둘 것인가라는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는 '다른 유럽', 혹은 더 명확히 말해 유럽국가연합 혹은 '국민의 유럽 공화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는 각 국가의 의지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시스템이며, 유럽 각국은 원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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