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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W산업의 K팝 따라잡기


소프트웨어 정보기술(IT) 산업은 기술 변화로 인한 부침이 심해 민첩한 대응이 요구된다. 20년 전 세계 IT 부문 톱10에 들었던 파나소닉ㆍ도시바ㆍ소니 등 하드웨어(HW) 중심의 일본 기업들이 퇴조하고 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ㆍ애플ㆍ오라클 등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빈자리를 채우는 현상이 뚜렷하다.

세계 SW시장은 지난 2010년 11조163억달러로 반도체의 3.3배, 휴대폰의 5.6배 이상이다. 특히 SW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율ㆍ취업유발효과와 혁신의 핵심이며 국가안보에도 중요하다. 국내 IT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을 해왔으며 SW는 HW의 보조기술 정도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SW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다른 산업과 융합·공생발전 모색

SW산업이 성장하려면 적정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시장은 약 20조원 규모로 작은 편인데다 대기업 그룹을 지원하는 비경쟁시장이 14조원에 이른다. 경쟁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의 30%(6조원)에 불과한데다 7,000여개 기업이 경쟁하는 아주 취약한 환경이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사업 다각화에 소극적이고 해외 진출도 미흡하다. IT서비스 사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시스템 구축과 개발(SI)사업의 수주 기반이 조성돼 있다. 게임ㆍ보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 기업의 솔루션보다는 글로벌 제품을 선호한다. SW 품질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질적 노력도 미진하다.

국내 공공 부문 SW시장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전체 SW시장의 8% 수준이지만 경쟁 가능한 시장 기준으로는 27%를 차지한다. 공공 정보화시스템 구축은 일반적으로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일괄 수주하고 50~60%를 하도급하는 구조 속에서 추진돼왔다. 통상적으로 사업단가는 저가 수주로 원도급자가 88%, 3차 하도급시 69%까지 떨어져 실제 SW를 개발하는 3ㆍ4차 중소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낮은 수익성은 연구개발투자에 소극적인 산업환경을 만든다. 기업 간 거래의 73.5%는 도급에 의한 수직적 거래인 반면 공동수급관계는 12.2%에 불과하다.



정부는 2004년 'SW 발주ㆍ관리지침'을 만들어 보급하고 이후 국가표준으로 제정하는 등 공공기관의 SW 발주관리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또 기존의 SW 개발 중심의 폐쇄적인 생태계가 아닌, HW와 SW의 결합, 그리고 다른 산업 분야와의 융합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공공사업의 시기나 요구사항 불명확, 품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 제안요청서(RFP)나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제도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5월2일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로 공공 IT시장에서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돼 중소업체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첫 단추를 끼웠을 뿐 시행령ㆍ시행규칙ㆍ고시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외조항 범위 등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지만 소모적 논쟁을 뒤로 하고 SW산업진흥법 개정이 진정한 SW산업 발전과 선순환 흐름에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최고 인재 모이는 생태계 구축해야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되지만 이번 기회에 SW가 단지 HW를 지원하는 기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SW를 산업 전반의 중요한 인프라이자 융합산업의 핵으로, 그리고 기업 경영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가치창조자(Value creator)로 인식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공공정보화 부문은 신 RFP, 그리고 PMO 제도 등을 통해 새로운 SW 생태계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SW산업에 최고의 인재가 모이고 획기적인 벤처들이 성장해 그 중심이 돼야 한다. K팝이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듯 우리 SW가 세계 SW산업의 중심에 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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