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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생활용품] `귀족주의` 확산 바람
입력2003-05-05 00:00:00
수정
2003.05.05 00:00:00
신경립 기자
슈퍼마켓에도 `귀족주의`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일부 부유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고품격 지향주의가 이제는 많은 일반 사람들의 생활 속 깊숙이까지 파고들고 있는 것. 지난해부터 하나 둘씩 선을 보이기 시작한 고급 `프리미엄` 생활용품이 소비자들의 커다란 호응을 누리면서 어느 틈엔가 업계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를 잡기에 이르렀다.
`날마다 헤프게 쓰이는 일상용품이니까 일단 가격대는 저렴하고 봐야 된다`는 소비 인식은 이제 갈수록 희박해지는 추세다. 반면 매일매일 생활하면서 쓰는 제품, 나와 가족의 신체와 건강에 직접 관련된 제품, 그만큼 일상에서의 작은 만족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다소 값이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쓰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점차 커져 가고 있다. 품질과 제품의 이미지가 만족스럽다면 조금 비싼 감이 들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요즘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프리미엄급 생활용품시장의 급팽창을 야기한 것이다.
프리미엄 생활용품은 피부나 인체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품질을 한층 높인 제품. 이 밖에 생활하는데 꼭 있어야 할 필수용품은 아니지만 보다 생활 속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나, 생활 패턴의 서구화와 다변화에 따라 점차 세분화, 전문화된 효능을 갖추고 출시되는 새로운 영역의 제품 등도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우아한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한 생활용품의 업그레이드는 욕실용품이라는 한 분야만 살펴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빨래 비누 하나로 옷을 세탁하고 머리까지 감는 일은 이제 옛 시절에 대한 이야깃거리를 넘어서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 되고 있다. 이제 얼굴은 세안용 클렌징 제품, 몸은 바디 클렌저, 모발도 샴푸, 린스, 컨디셔너는 기본이고 머릿결의 특징이나 손상 정도, 헤어 스타일 등에 따라 알맞은 제품을 골라 쓸 수 있게 선택의 폭이 다양한 고품질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좀더 비싼 가격대로 `프리미엄급`을 표방하는 이들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끌면서 욕실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제품을 선전하는 TV 광고도 과거의 친숙하고 대중적인 분위기 보다는 우아한 품격을 느끼게 하는 `귀족적`인 이미지를 중시하며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싸구려 칫솔에 치약 하나만 있으면 온 가족 치아 관리가 끝난다는 생각도 이제는 바꿀 때가 온 것 같다. 치약도 기능에 따라 성분과 향기를 달리 하는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복합 성분을 함유한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얗고 깨끗한 치아 미인을 꿈꾸는 여성들을 겨냥해 개발된 치아미백제는 슈퍼 제품치고는 상당히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가고 있다.
편리한 서구식 생활습관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힘들여 칫솔질하기도 꺼려하기 시작했다. 이빨에 대고 스위치만 누르면 브러시가 알아서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이를 닦아 주는 전동칫솔이 외국 생활을 했거나 동경하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이제는 서서히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자신과 가족의 직접 신체에 닿거나 피부와 모발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들 제품은 최근 건강과 바디 케어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빠른 속도로 생활 속에 녹아 들고 있다.
프리미엄 생활용품으로 쏠리는 소비자의 관심은 다름아닌 일상의 삶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표출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빨래나 청소라면 좀 더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하고, 나에게 주어진 신체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세심한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날마다 해야 하는 일상의 행위에서 작으면서도 큰 행복감을 찾겠다는 생각이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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