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에도 밀린 갈치의 설움
어획량 줄어 가격 급등… 상반기 매출 3위로 추락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고물가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대중 선어의 인기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역대 판매 1위를 고수해 온 갈치 판매량이 올 상반기에 급감해 고등어와 오징어에 이은 매출 3위로 추락했다.
갈치는 1998년 마트가 생긴 이래 줄곧 선어 판매 1위를 지켜왔지만 작년부터 어획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급등해 올 상반기 전체 생선군 내 판매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인 30.6%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 구성비가 41.7%임을 감안할 때 1년 사이에 10%포인트 넘게 판매 비중이 빠진 셈이다.
반면 고등어와 오징어는 가격 하락에 힘입어 빠르게 매출이 늘었다. 올 상반기 고등어는 전체 생선군 중 38.6%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생선 판매 1위에 올랐다. 생물 고등어의 조업량이 증가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20% 하락한 데 힘입은 결과다. 생물 오징어 역시 1월이면 마무리되던 어획 시기가 2월까지 연장되면서 공급량이 확대돼 값이 20% 내렸다. 그 결과 지난해 23.3%였던 오징어의 판매 비중은 30.8%까지 치솟았다.
롯데마트의 6월 생물 갈치 가격은 330g 1마리 기준으로 7,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했다. 이에 비해 생물 고등어는 280g 1마리 당 작년보다 20% 하락한 1,700원, 생물오징어 250g 1마리는 전년대비 20% 내린 2,000원에 거래됐다.
유준선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연초 풍어에 정부 비축 물량도 방출되며 오징어 가격이 내리자 상반기 갈치 매출이 고등어는 물론 오징어에까지 밀렸다"며 "가격 동향이 '국민 생선'의 판도까지 바꾸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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