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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정책이 내수침체 부추겼다"

[국감초점-재경위] 일방적 수출드라이브 내수엔 으로 작용<br>여야의원 "환율방어 비용과다…재검토를", 李부총리 "금융현상일 뿐" 정책유지 시사

‘인위적 환율방어가 내수 침체 부추겼다.’ 11일 국회 재경위 국감에서는 정부의 고환율 유지 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달러 약세 추세에서 환율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정부 개입이 수출엔 어느 정도 ‘약(藥)’이 됐을 지 모르지만 내수와 투자엔 결과적으로 ‘독(毒)’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수출-내수의 양극화 현상이 결국 상당부분 환율 탓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앤화의 평가절상 임박설과 고유가 지속으로 고환율 유지 비용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환율 정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환율방어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간 20조원을 투입했다”고 밝히고 “외평채 운용 누적손실이 2조9,747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그러나 “환율상승 10%를 막아봐야 수출은 1% 증가하는데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환율방어 정책은 인위적인 환율 유지로 수출실적을 부풀리려는 정권 홍보용 지표 꾸미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환율방어로 인한 이자비용이 4조8,614억원”이라고 지적하고 “외국환평형기금과 통화안정증권의 과다발행을 통해 무리한 환율 떠받치기를 계속해온 잘못된 정책이 우리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경제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일방적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왜곡된 환율 정책을 낳았다”며 “이는 내수경기를 더욱 침체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무리한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구 의원도 “외환보유액이라는 비효율적 수단으로 대외신뢰도를 지탱하고 있는 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근본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으로 전환해나갈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김애실 의원은 “환율방어를 통해 외환보유액을 열심히 쌓아두었다가 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되면 외환보유액을 끌어다 쓰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KIC는 1,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수익성 재고를 위해 정부 외환보유액의 위탁 관리를 목적으로 내년 출범될 예정이다. 여당내 대표적인 재정 확대론자인 강봉균 의원도 환율 문제를 본격 거론했다. 그는 “달러 약세와 고유가 추세에서 인위적인 환율 개입은 적잖은 비용을 수반한다”고 지적하며“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환율 정책에 탄력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 정부가 현재의 환율 정책에 당장 손질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환율 정책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현재의 환율 동향은 금융 현상일 뿐이며 정부는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부총리는 또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원화는 14% 평가절상 됐다”며 “같은 기간 타이완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의 환율절상 속도는 가장 빠른 것”이라고 강조, 당분간 현 환율 유지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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