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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단체장님, 장례식장 반대하지 마세요


몇년 전 경기도 OO시에서 장례식장 허가와 관련해 주민들이 반발하자 자치단체장이 나서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상위법에서 허용하는 행정사항을 자치단체장이 왜 반대하는 것일까.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민원절차를 거치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패소하는 형편인데도 전국에 걸쳐 장례식장 허가와 관련된 자치단체장들의 반대 아닌 반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불필요한 소송비를 세금에서 물어줘야 하는 '지는 게임'을 자치단체장들은 왜 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유는 한 가지로 압축된다. 자치단체장들은 주민들의 표심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주민들이 장례식장을 혐오시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사정책상 자치단체장이 염두에 둬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장례식장 등 장사시설 설치에 따른 사회비용 부담과 이에 대한 장사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사시설은 관계법령에서 사회기반시설로 정의된다. 국내 장사시설의 일부를 행정기관에서 설치해 운영하기도 하지만 비용의 부담적인 측면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더 크다.

장례식장이나 묘지시설 전체를 국가에서 사회복지 측면에서 설치해 운영하고자 하면 그 재정부담은 어마어마하고 현실적으로 어렵다. 각 지자체 사회복지 예산과 장례복지 예산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일례로 2013년 서울시 노인복지예산을 살펴보면 서울시 총 예산의 3.83% 수준으로 이 중 272억원만이 장사시설의 유지보수 비용으로 편성돼 있다. 공적 장례지원에 관한 예산 편성이 부재한 실정이다.

상위법에서 허용하는 지역 내에서 지자체가 수립하는 하위규정으로 장사시설 설치를 규제하는 것은 장사정책의 일관성을 벗어나는 일이다. 민간업체의 적극적인 진출을 독려한다면 지자체의 장사시설 설치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고 집단민원 등의 님비현상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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