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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감시한 한총련 출범식

1일 오전 서울 연세대 정문 앞. 제11기 한총련 출범식을 마치고 용산 미8군사령부앞 항의시위 참석을 위해 교문을 나서려는 대학생 1만여명과 이를 막아선 경찰이 팽팽히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순간 흰색 개량한복을 똑같이 입은 한총련 수배자 가족 모임의 학부모 30여명이 재빨리 가운데를 막고 나섰다. “경찰 양반들도 학생들을 너무 강압적으로 대하지 말고, 너희(대학생)들도 한 발만 뒤로 물러 서라.” 학부모들의 간곡한 설득을 받아들여 학생들이 다시 교내로 돌아가자 이들은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과격하지도, 어리석지도 않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총련 수배자 가족 모임 소속 학부모 등 80여명이 `감시단`을 꾸린 것은 한총련 출범식 행사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5·18 국립묘지에서 빚어졌던 불상사가 출범식에서 재발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였다. 수배자 가족 모임 최승재(53)씨는 “5.18국립묘지 사태 때문에 너무 답답하고 부끄러워 `수배해제`촉구 농성을 한때 중단했었지만 학생들이 또 다른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막기위해 나섰다”고 결성취지를 설명했다. 다른 학부모는 “출범식이 평화롭게 진행되면 정부도 한총련 합법화 문제 등에 다시 전향적으로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속마음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들은 전야제가 열린 30일부터 가슴에 `감시단`이란 리본을 달고 사흘 동안 밤을 꼬박 새며 행사를 참관하고 연대 캠퍼스를 순찰했다. 출범식 행사 참가를 위해 연대로 들어오던 학생들의 깃발을 경찰이 빼앗아 양측이 서로 대치하자 직접 경찰과 협상을 벌여 깃발을 되찾아와 충돌을 막았고, 31밤의 광화문 촛불 시위에서는 대열 선두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폭력 사태를 막아냈다. 수배자 가족 모임 김성옥(48)씨는 “한총련 출범식 행사가 평화롭게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더 이상 한총련을 불법 단체로 몰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대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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