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NH농협손해보험과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특히 벼 재배 농가의 보험가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6월까지 벼 보험 신규 가입 면적은 1만1,940㏊로, 지난해보다 54% 늘었다. 지난해까지 벼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전체 면적의 17% 수준이었지만, 최근 급격히 증가하면서 6월 말 26.7%까지 올라갔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극심한 가뭄 탓에 어려움을 겪은 농가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험상품을 눈여겨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입률이 저조했던 경기 지역이 158%, 강원 지역이 338%, 인천 지역이 275% 증가했다. 가뭄 피해를 심하게 본 중부 지방에서 벼 보험 가입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농작물 재해보험을 모르는 농민은 거의 없지만,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가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6월 가뭄에 이어 태풍이 잦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온 데다가 벼 보험의 자기부담금을 완화하고 병충해 보상범위를 확대한 영향으로 가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태풍 피해가 심할 수 있다는 기상예보도 보험 가입을 늘리는 요인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는 미국 해양대기국 국립환경예보센터(NCEP)의 2∼5월 북서태평양 관련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12년 큰 피해를 준 ‘볼라벤’과 같은 강한 태풍이 예년보다 많이 발달하고 이들 중 하나 정도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한반도 전역에 많은 비를 불러온 제9호 태풍 ‘찬홈’을 비롯한 3개의 태풍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북태평양에서 북상해 긴장감을 키웠다.
태풍 볼라벤이 덮친 2012년에는 태풍 피해로 약 4,900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이 지급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이 오기 전에 배수로를 정비하고 지주시설을 고정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지나간 후에는 병해충 방지에 신경써야 한다”며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신속히 피해구제 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하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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