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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공격/해외 전문가 긴급진단] “美재정적자 심화 달러강세 ‘반짝’ 그칠수도”
입력2003-03-20 00:00:00
수정
2003.03.20 00:00:00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단기에 끝날 경우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진단했다. 상업은행 뱅크원의 다이앤 스웡크 부행장,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데이비드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투자운용회사 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전 전무와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이라크 전쟁의 세계 경제 파장을 물어보았다.
이들은 이라크 문제가 해결된후 다음으로 제기될 지정학적 이슈가 북한의 핵 개발 철회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유가도 하락할 것이며,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 회복의 속도와 주가 및 유가, 달러화 가치 등의 변동폭에 대한 견해는 달랐다.
- 전쟁이 빨리 끝날 것 같습니까.
▲데이비드 위스= 전쟁이 빨리 끝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습니다.
- 뉴욕 월가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조기에 종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빨리 끝나면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봅니까.
▲데이비드 전= 이라크 전쟁이 진행되면서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는 크게 두가지 요인을 보아야 합니다.
첫째는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느냐는 것입니다. 전쟁이 시작된 직후에는 경제활동이 감소하고,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것입니다. 또 전쟁의 승기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에 따라 소비자 신뢰지수가 빨리 회복하고 투자 신뢰도도 상승할 것입니다.
올 1ㆍ4분기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전쟁이 얼마나 빨리 풀리느냐에 따라 신뢰도 회복이 달라집니다. 1ㆍ4분기에 보류됐던 소비 수요가 2ㆍ4분기에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는 유가입니다. 기름값이 하락하면 기업과 소비 활동이 늘어나지요. 유가 하락은 세금을 깎아주는 것과 똑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이앤 스웡크= 미국 경제는 3ㆍ4분기부터 아주 멋지게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올 1ㆍ4분기는 상황이 다르지요. 91년에도 경기침체에 전쟁을 했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서 경제가 좋아졌습니다. 미국은 지난 3년 동안 90년대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 금융정책이 채택했습니다. 미국의 경기촉진책은 매우 강력한 것입니다. 전쟁이 해결되면 이들 정책이 경기를 촉진시킬 것입니다. 미국 경제는 그동안 유가가 상승하는등 이른바 이라크 증후군으로 고생을 해왔습니다.
저는 전쟁이 끝나면 `이라크 호황`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이라크 재건 사업이 펼쳐지고, 유전 개발이 확대돼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입니다. 전쟁이 발발하기도 전에 전후 경제를 기대하며 벌써부터 회복의 신호가 보이고 있습니다. 전쟁에 앞서 뉴욕 주가가 상승하고, 유가가 하락하질 않습니까.
▲데이비드 위스= 미국 경제는 어느 수준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이미 미국 경제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질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설비 과잉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은 물론 해외의 설비 과잉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세계적인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 유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는데, 국제유가가 걸프전 직후처럼 급락할 것으로 봅니까.
▲다이앤 스웡크= 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저가 보는 가격대는 배럴당 21달러입니다.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쿼터를 늘릴 것으로 봅니다. 91년 걸프전 이후 10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 달러대를 유지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비드 위스= 걸프전 직후처럼 하락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제 석유시장의 공급 부족의 문제가 남아 있구요. 물론 유가는 하락할 것입니다. 저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배럴당 25~30 달러 대에서 유가하락이 진정될 것으로 봅니다.
▲데이비드 전= 우리도 유가가 배럴당 20 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석유시장의 수급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단기적 관점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라크에서 원유 증산이 진행되고, 베네주엘라 파업이 해결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20 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91년 걸프전이 발발하면서 뉴욕 증시가 30~40% 폭등했습니다. 최근 뉴욕주가가 10% 이상 상승했는데, 걸프전때처럼 급상승할 것으로 봅니까.
▲데이비드 전= 걸프전 직후처럼 주가가 폭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두가지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첫째는 전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하고,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이앤 스웡크= 뉴욕 증시의 주가가 걸프 전 직후처럼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요. 이미 일부 주식은 20~25% 오르지 않았습니까. 저는 뉴욕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될 신호를 보이면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성장력을 회복하고, 기업이 수익을 올리면 주가는 오를 것입니다. 그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정책을 긴축기조로 갈 것이구요.
▲데이비드 위스= 저는 걸프전때처럼 많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는 아직도 고평가돼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걸프전 직후의 주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상황이 다릅니다. 물론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뉴욕 증시는 며칠 사이에 올랐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입니다.
- 전쟁이 전개되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국제 외환시장을 전망해주십시오.
▲다이앤 스웡크= 전쟁이 끝난 후 달러가 강세로 돌아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달러 약세는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된데다 곧 이어 재정 적자마저 커지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앞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력을 회복할 경우 강세로 돌아갈 것입니다.
▲데이비드 위스= 달러는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상적자가 5,000억 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달러가 무한정 강세를 지속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달러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 일본 엔화나 유로에 대해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합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유럽 경제가 좋지 않고, 일본 경제 상황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달러의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의 연방재정적자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위스= 이라크 전쟁 비용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증가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전쟁 비용이 1,000억 달러이든지, 2,000억 달러가 되든지 간에 1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규모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재정 적자의 문제는 전비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 이라크 사태가 해결되면 다음에 나올 지정학적 문제는 무엇입니까. 북한 문제입니까.
▲다이앤 스웡크= 이라크 사태가 해결된 다음의 지정학적 이슈는 북한 핵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는 이라크 사태에 비해 유연하고,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요. 비록 무력 사용의 위협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북한 핵 이슈가 해결될 것이라는 강한 신뢰감이 형성된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전= 우리도 이라크 다음의 지정학적 이슈로 북한 핵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딕 체니 부통령이 4월 중순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돼 있질 않습니까. 미국이 이라크 다음으로 북한 핵 문제를 풀려고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위스= 북한 문제가 다음에 제기될 지정학적 이슈의 후보자로 올라 있습니다. 북한 핵 이슈는 한국인들이 더 잘 알고 있질 않습니까.(웃음)
(다이앤 스웡크)
85년 퍼스트 시카고 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출발, 드폴 대학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서 강의. 전미 경영학 협회(NABNE) 최연소 회장을 역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타 경제 예측가`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다. 뱅크원 부행장겸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위스)
79년 런던 소재 유럽 경제연구소에서 경제분석가로 활동했으며, 이 연구기관이 S&P의 모기업인 맥그로 힐에 의해 인수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와 경제 전문가로 재직.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선임연구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란은행에서도 연구활동을 했다.
(데이비드 전)
서울 덕수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75년 미국으로 이민. 뉴욕 소재 민간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에서 연구원으로 출발해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전무를 거쳐 수년전 헤지펀드 트라이스타를 설립했다. 현재는 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전무로 재직 중.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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