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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케이블 '황금채널' 신경전
입력2009-11-19 17:14:01
수정
2009.11.19 17:14:01
"지상파 대항마로 종편에 배정"<br>"年 5,000억 손실 초래"
여권과 케이블TV업계 사이에 내년 초 사업자가 선정될 종합편성 채널에 지상파방송과 인접한 '황금채널'을 부여할 것인가 여부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조선ㆍ동아ㆍ중앙일보와 종편 채널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12번대 이하 황금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청률이 한 자리수를 벗어나기 힘들어 시장 안착에 필요한 광고매출을 올리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케이블TV사업자(SO)들은 이 같은 발상이 채널 편성권을 침해하며 연간 5,000억원 가까운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입을 갉아먹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채널연번제를 도입하는 등 채널 편성권을 침해하면 헌법소원을 내는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사들도 지상파 인근 황금채널을 종편 채널에 빼앗기거나 홈쇼핑ㆍ종편 채널 등을 특정 채널번호대로 묶는 채널연번제가 도입될 경우 매출이 30% 가량 급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SO업계와 홈쇼핑사들이 여권과 중소기업계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전용 신규 TV홈쇼핑 채널에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 홈쇼핑 채널 허가가 홈쇼핑 채널연번제로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갈등은 다채널 시대가 됐지만 시청자들이 6ㆍ7ㆍ9ㆍ11번 등 친숙하고 시청률ㆍ완성도가 높은 지상파방송 채널과 자신의 기호에 맞는 소수 채널을 편식하는 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채널들을 돌려가며 보다 잠깐씩 들르는 8ㆍ10ㆍ12번 채널은 홈쇼핑사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길목이다.
종편 입장에서도 지상파채널과 인접한 황금채널을 꿰차면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종편 채널 허가권자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안다. 종편이 조기에 안착하면 방송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표와 지상파에 버금가는 우호 방송사 확보라는 정치적 목표 이룰 수 있다.
따라서 종편 채널을 MBC 등 정부 비판 성향이 강한 지상파방송에 대한 대항마로 생각하는 여권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종편에 황금채널을 주든, 아예 지금의 황금채널 구도를 흐뜨려놓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유혹과 강박감에 빠지기 쉽다. 특혜 논란이 불거질게 뻔한데도 일찌감치 방통위 안팎에서 황금채널 배정을 고려한 채널연번제, 의무전송 지위 확정, 가상ㆍ간접광고 허용 등 다른 채널사업자들이 갖지 못한 여러 혜택들이 거론되거나 상당부분이 실제로 추진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종편에 황금채널을 배정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상파 채널 사이사이에는 이미 비싼 송출수수료를 부담하며 SO업계의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하는 홈쇼핑 채널들이 차지하고 있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황금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SO업계에 지난해 4,8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통위가 발간한 '200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SO의 총 방송부문 매출은 1조6,795억원으로 전년보다 13.3% 증가했는데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28.7%(4,816억원)를 차지했다.
일각에서 방통위가 종편과 SOㆍ홈쇼핑사들의 이해관계를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5,000억원 가까운 수익원을 대체할 묘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SO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 연번제 실시는 그렇잖아도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ㆍ이동통신 관련 사업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산업 전반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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