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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1월 11일] 미국의 까다로운 정권이양
입력2008-11-10 17:54:52
수정
2008.11.10 17:54:52
미국의 정권이양 절차는 길다. 정권을 넘겨주는 쪽과 넘겨받는 쪽 모두가 거북할 정도다. 지금처럼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쌍방은 아무리 내키지 않더라도 협력해야만 하는 처지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1932~1933년 허버트 후버 제31대 대통령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32대 대통령처럼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원활한 정권이양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오바마 당선인도 지금 미국의 대통령은 부시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두번째 경기부양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시 정부는 오바마 경제팀과의 협력하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구상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너무 전면에 나설 필요는 없다.
오바마 당선인은 당선 후 첫번째 기자회견에서 ‘신중한 서두름’을 통해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오바마 당선인은 ‘신중’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몇몇 직책은 신속히 주인이 정해져야 한다. 특히 재무장관을 하루빨리 임명한다면 미 경제의 앞날을 계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위에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춘 이들이 수두룩한 만큼 오바마 당선인은 훌륭한 내각을 꾸릴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첫번째 선택은 의외였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램 이매뉴얼 민주당 하원의원은 당파성이 짙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어느 공화당 의원은 그를 교량을 날려 버릴 때는 괜찮지만 교량을 짓기 위해서 고용할 인물은 아니라고 평했다.
이매뉴얼 의원은 이전까지는 공화당에서 좋은 평가를 들을 필요를 못 느꼈겠지만 이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서 달라져야 한다. 그는 실용주의적인데다 저돌적인 면모를 갖춰 신중한 오바마 당선인이 이끄는 경제개혁의 감독관 역할을 잘 수행해낼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중립적인 정부를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공화당 측 인물 1~2명을 요직에 앉힐 것이라는 추측도 들려온다. 오바마 당선인은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이 같은 추측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의 중립성에 대한 검증은 결국 인사보다도 정책을 통해 이뤄질 것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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