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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5> 해외로, 해외로

국경넘는 M&A로 대형·겸업화해야



[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해외로, 해외로 국경넘는 M&A로 대형·겸업화해야 “우리는 성장기회가 무궁무진한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사업활동을 더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다. 그래서 신규 지점의 70%가량을 신흥시장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도 핵심 시장인 신흥시장에서 지점을 늘리는 한편 핵심 사업 인수합병(M&A)도 계속 추진하겠다.” (척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 겸 CEO)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 은행이자 글로벌 금융서비스 회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BOA의 글로벌 전략은 멕시코ㆍ중국ㆍ브라질에서처럼 적당한 규모의 은행을 인수해 그 지역을 주도하는 은행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케네스 루이스 BOA 회장 겸 CEO) “HSBC의 전략은 명확하다. 지역과 고객을 잘 분산해 고른 수익을 얻는 것이다. 다양한 판매채널은 전세계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직접적인 채널을 통해 고객서비스와 운용 효율성을 계속 향상시켜나갈 것이다.” (스티븐 그린 HSBC그룹 회장) 글로벌 뱅크는 21세기의 ‘칭기즈칸’이다. 이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M&A를 통해 대형화와 겸업화ㆍ글로벌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해외시장은 새로운 성장동력=국내에서 은행산업의 성장은 이제 한계상황에 부딪혔다. 은행권 내부는 물론 증권ㆍ보험ㆍ저축은행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정경제부ㆍ금융감독원은 한국판 ‘금융 빅뱅’을 유도하고 국내 금융회사들의 내실 있는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은행들도 해외진출을 생존을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여긴다.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은 걸음마 단계다. 해외자산 비중이 2.5%에 불과해 UBS(90%), 도이치뱅크(79%), 씨티뱅크(43%) 등 선진국 글로벌 뱅크와 비교해보면 턱없이 낮다. 해외점포 수익 비중도 국내 은행은 3.4%로 UBS(70.5%), HSBC(48.1%), 씨티은행(33.1%) 등과 큰 차이를 보인다. 박동창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경우 해외진출 경험이나 인력ㆍ시스템이 미흡하고 선진 글로벌 뱅크에 비해 기업금융ㆍ투자은행 업무에서 취약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한 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소매금융 서비스와 자산운용 분야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성공을 위한 조건과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장기적ㆍ지속적 투자가 필수=글로벌 뱅크들의 세계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씨티그룹은 지난 1902년 처음으로 해외 지점을 개설한 후 단계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현재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영업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체 순이익의 57%를 얻고 있지만 ▦멕시코 10% ▦라틴아메리카 5%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7.9% ▦일본 5.9% ▦기타 아시아 14.3% 등으로 해외 비중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베티 데비타 씨티은행 글로벌 소비자그룹 대표는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출 국가의 시장상황ㆍ금융규제ㆍ인적자원ㆍ고객 등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며 “씨티의 글로벌 전략은 영업기반의 확대는 물론 고객서비스 향상으로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HSBC가 올 상반기 거둬들인 수수료 수입도 지역별로 고루 분산돼 있다. 유럽 지역이 4,144억달러로 39.5%를 차지하고 ▦북미 27.7% ▦홍콩 13.7% ▦기타 아시아태평양 9.6% ▦남미 9.5% 등이다. 1년 전에 비해 유럽 비중이 줄어든 대신 홍콩ㆍ남미ㆍ아시아태평양의 비중은 늘어났다. 반면 국내 은행은 해외영업 점포의 당기순익이 4억달러로 은행 전체 순익의 2.9%에 불과하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는 곧 노력 여하에 따라 해외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도 있다. 스티븐 그린 HSBC그룹 회장은 “해외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과 포트폴리오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형 금융세계화 전략 중요=BOA는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지역에만 신규로 진출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케네스 루이스 BOA 회장은 “2005년 영국계 카드사 MBNA를 인수해 카드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며 “외국 소매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려면 적당한 규모의 지역은행을 인수해 성장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건설은행의 지분 9%를 매입하고 장기적인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경영권 인수가 불가능하지만)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건설은행과의 제휴를 통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OA는 BOA와 건설은행 고객 모두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무료사용, 무료송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HSBC는 지역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한 ‘세계의 지역 은행(the world’s local bank)’을 모토로 전세계를 공략하고 있다. 반면 맥쿼리은행은 틈새시장형 전략으로 일부 제한된 시장에 집중 투자해 성과를 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한국형 금융세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씨티나 HSBC 등은 대형화ㆍ겸업화로 복합금융체제를 갖추고 유니버설뱅킹형 해외진출을 추진했다”며 “한국 은행들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아시아의 맹주가 된 후 미국ㆍ영국시장의 글로벌 은행을 발굴해 국제금융시장을 공략하고 15년 내 세계 10위권 글로벌 은행을 키워내는 3단계 전략이 적합하다”고 제시했다. 지점진출→기업금융→소매금융 '장기 광역형' 대표 주자 ■ 글로벌 뱅크 해외진출… 씨티의 경우 글로벌 뱅크들의 해외진출 전략은 다양하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은행의 국제화 유형을 진출기간과 지역에 따라 ▦단기 지역맹주형 ▦중기 센터집중형 ▦장기 광역형 등 세 가지로 설명한다. 또 해외에서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에 따라 ▦소매금융형 ▦틈새시장형 ▦유니버설뱅킹형 등으로 구분한다. 서 연구위원은 해외진출의 성공요인으로 ▦중장기 비전의 타당성 ▦단기적 전략의 효율성을 꼽았다. 씨티그룹과 HSBC는 대표적인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두 은행은 소매금융ㆍ도매금융ㆍ투자금융 등에서 고른 수익을 얻는 대표적 유니버설 뱅크다. 이들은 100년이 넘는 해외진출 역사를 통해 ‘국제화는 중장기적인 비전과 지속적인 추진이 핵심’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씨티그룹은 장기 광역형의 대표적 글로벌 뱅크로 꼽힌다. 지점 형태로 진출해 기업금융으로 정착한 뒤 소매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전략을 고수해왔다. 서 연구위원은 “유기적 성장은 인지도와 현지 적응력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켜 불확실성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은행 같은 후발주자가 따라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따른다”며 “씨티은행도 최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전략은 신흥시장으로 팽창해 나가 영업기반을 전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저한 목표와 연구ㆍ진행계획 등을 세운다. 베티 드비타 씨티은행 글로벌 소비자그룹 대표는 “글로벌 영업망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내부평가를 통해 글로벌화의 근거와 사업목적을 명확히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이후에는 진출 국가의 시장상황 등에 대해 연구하고 진출전략을 결정한 후 그에 따른 사업계획을 세우고 진행해나가면서 중간중간에 점검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해외진출을 위한 첫번째 관문은 ‘내부평가(internal assessment)’다.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따져보고 글로벌 확장에 영향을 주는 외적 요인을 짚어내고 위험분석을 실행해서 글로벌화의 이론적 근거와 목적을 명확히 하는 단계다. 두 번째는 진출전략을 짜는 단계다. 시장규모와 성숙도, 경쟁자, 경제ㆍ정치적 환경 등 시장상황과 다양한 금융규제ㆍ인적자원ㆍ고객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시장 진출을 위한 적절한 전략을 찾아낸다. 세 번째는 진출전략을 발전시키는 단계다. 회사의 사업목적이나 역량, 능력, 위험감수 정도 등을 감안해 ▦독자법인 설립 ▦합작투자 ▦현지법인 인수 중 장단점을 비교해 하나를 선택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마지막은 전략을 실행하고 점검하는 단계다. 이 과정은 ▦인력관리 ▦조직구성 ▦사후 점검 및 모니터 등 세 가지 절차를 밟는다. 씨티그룹은 이 같은 철저한 작업을 거쳐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30만명의 직원들이 2억개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또 해외진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 체제, 다양한 상품구성을 갖추고 자본의 효율성과 브랜드 인지도, 신뢰도를 높였다. 입력시간 : 2007/08/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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