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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월 5일] 개정돼야 할 학자금 상환제

2차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를 마지막으로 군사력의 세계 지배구조는 붕괴되고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어느 나라가 더 막강한 경제력이 있는지가 됐다. 국가의 경제력을 창출하는 근원은 다름 아닌 기업이다. 한 나라가 경쟁력이 있다면 그 국가에 국제 경쟁력을 가진 기업과 인재가 많다는 뜻이다. 지난 19세기 후반 미국을 세계 경제대국으로 만든 인물 가운데 우리가 기억하는 앤드루 카네기, 존 데이비슨 록펠러, J P 모건과 같은 기업가들은 미국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미래 젊은 세대들에게 시장경제 체제의 비전을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군복무도 상환기간 간주 시정을 그들은 차세대들에게 목적 달성을 위한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은 물론 불타는 젊음의 열정과 신선한 정신, 악을 물리치는 용기, 안일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솔선수범해 보여줬다. 중요한 것은 정부ㆍ기업가들의 젊은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미국을 오늘날의 강대국으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18일 도입 여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가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듯했다. 학자 융자금에 대해 재학기간에는 이자부담이 없고 졸업 후 5.7%의 이자로 원리금을 갚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인 이 제도는 그러나 저소득층 학생을 돕는 제도로는 미흡한 점이 많다. 일반적 대출 관행을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자를 단리(單利)가 아닌 복리(複利)로 적용하는 것부터 문제다. 남학생의 경우 군 입대 기간을 재학기간에서 제외하고 상환기간으로 간주하는 것도 문제다. 군복무에 대한 인센티브도 배제된 상황에서 국가를 위해 사병으로 봉사한 기간을 영리 행위를 한 기간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다.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ㆍ저고용 시대라서 졸업 후 직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또 취업을 한다 해도 그 후에는 결혼ㆍ집ㆍ육아 등 또 다른 문제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대학 4년 동안 학자금을 융자받을 경우 졸업 후 원리금을 갚으려면 대략 10년이 소요되고 원리금의 합계는 원금의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등록금이 오르는 추세를 감안할 때 그 돈은 5천만원을 넘을 것이고 원리금 합계는 1억원대에 이를 것이다. 사회 초년병들이 감당하기에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4년 동안 등록금 부담을 잠시 던다 하더라도 이자 걱정 때문에 불안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마땅히 이자율을 낮추고 이자 방식을 단리로 바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정돼야 할 것이다. 대출 조건을 너무 낮추면 학자 융자금은 안 갚아도 되는 돈으로 간주하는 도덕적 해이의 우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본질은 장학(獎學)이고 학생에 대한 신뢰다. 학생들이 갚을 일을 걱정할 정도라면 장학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이자율 낮추고 단리로 바꿔야 20~30대 청년들이 깊은 샘물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으로 그들의 순수한 열정에 몰두해야 할 시기에 그들을 이자 상환에 허덕이게 하는 것은 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국력에 비춰봐도 너무 야박한 처사다. 젊은이들이 불타는 열정으로 사회와 국가에 공헌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세계를 향해 그들의 가치관ㆍ독창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할 것이다. 이왕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한 정책이라면 언론에 떠들썩하게 생색 내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들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파격적으로 융자조건을 낮춰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제도가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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