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는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거품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기존의 억제정책을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와 맞물려 시장에 긴축 우려가 확산되며 21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부동산과 건설 관련주를 중심으로 3%가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하는 등 이번주에만 9,000억위안의 시중 유동성을 회수했다. 이에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부동산 등 물가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세가 본격화할 경우 올해 말에는 통화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일 원자바오 총리가 주재한 상무회의에서 5개 항의 부동산 억제정책 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요 도시에서 늘어나는 주택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투기를 억제하는 기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각 성ㆍ도에서 신축 주택의 가격 상승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부동산정책 책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실수요가 아닌 투기 억제를 위해 주택구매 자격에 제한을 두고 차별화된 주택대출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상하이ㆍ충칭 등에서 0.5~1.2%를 부과하고 있는 주택거래세도 지역을 확대한다. 주택 공급과 관련해서는 신규 주택건설부지 공급을 늘리고 보장성주택(서민용 임대ㆍ분양주택)을 기존 470만가구에 더해 670만가구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이주노동자의 현지 주택보장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대책의 예고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홍웨이 통처컨설팅 매니저는 "이번 5개 대책은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대책 중 첫번째 단계"라며 "완만한 상승세는 용인하지만 급격한 상승세에는 좀 더 강한 억제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천궈창 중국 부동산학회 부회장은 "이번 조치로 지방정부가 시장상황에 따라 오히려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정보 제공기관인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도시지역 전월 대비 주택 가격이 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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