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위폐 장수는 선진국에 비해 수십분의일에 불과해 위폐에 관한 한 한국은 청정국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위폐를 제작, 유포하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위폐 제작이나 유통과정에 범죄조직이 개입해 대량으로 유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이 컴퓨터와 프린터를 이용해 유포한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2006년 한국은행이 새로운 은행권을 만들어 보급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위폐 문제가 올 들어 5만원권의 위폐 발견 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다수 위폐범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5만원 위폐를 제작한 뒤 위폐로 소액의 물건을 구입하고 거스름돈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위폐가 크게 늘어나 손해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화폐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상거래에서 5만원권을 받지 않으려 하거나 진위 확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화폐 유통질서가 어지럽혀질 것이 자명하다.
5만원 위폐 발생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디지털기기로 위폐를 제조하더라도 잘 위조되지 않는 부분을 알아둬야 한다.
띠형 홀로그램이나 입체형 부분 노출은선이 대표적인 위조방지장치이다. 띠형 홀로그램이란 5만원권 앞면 왼쪽 끝부분에 세로 방향으로 부착된 은색 띠.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ㆍ태극ㆍ4괘문양이 같은 위치에서 번갈아 나타난다.
입체형 부분 노출은선은 앞면 약간 좌측에 세로 방향으로 띄엄띄엄 들어가 있는 점선 모양의 회색 띠인데 그 안에는 태극 문양이 들어가 있다. 지폐를 상하좌우로 기울이면 태극 문양이 움직이기 때문에 모션(Motion)이라 불리는 첨단 위조방지장치다. 적어도 이 두 가지를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면 실생활에서 5만원권 위폐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2009년 6월에 발행된 5만원권은 화폐사용 편의를 높이고 고액권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발행됐다. 하지만 위폐 제조유인도 함께 커지면서 우리 사회가 위폐에 현명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과제를 함께 던져줬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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