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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한쪽에 회전력 가 하면 공기저항 낮은쪽으로 휘어


마그누스 효과와 바나나킥

박주영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1대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4분, 멋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전국민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이날 박주영은 자신이 만들어낸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우측 골포스트를 보고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많은 득점 장면 중에서도 박주영처럼 수비벽과 골문을 벗어난 공이 마법에 걸린 듯 방향을 바꿔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프리킥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축구를 예술에 비유하는 것이 이해될 만한 장면이다.

최근에는 어느 팀이든 박주영과 같이 프리킥을 차는 전담 키커가 존재한다. 가장 많은 선수가 애용하는 프리킥 기술은 일명 ‘바나나킥’이라 불리는 스핀킥이다. 공에 회전을 줘 휘어지도록 차는 기술을 뜻하며 공의 궤적을 본떠 UFO 슈팅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스핀킥은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를 이용한 묘재(妙才)다. 마그누스 효과는 지난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 구스타프 마그누스가 포탄의 탄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현상으로 회전하는 공과 공기의 마찰에 비밀이 숨어 있다. 키커가 슈팅을 할 때 한쪽 방향에 회전력을 가하면 한쪽은 공기의 저항을 받아 압력이 높아지고 반대쪽은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아지면서 공이 압력이 낮은 방향으로 휘는 원리다.

톱클래스 선수들의 경우 볼을 찬 후 9.15m 지점을 지나면서 공이 휘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마찰력이 발생하는 만큼 공의 속도도 떨어진다. 프리킥을 찰 때 공과 수비벽의 거리를 9.15m로 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비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거리인 셈이다.

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자블라니보다 더 원형에 가깝게 설계된 축구공과 첨단과학기술이 접목된 기능성 축구화가 등장하며 축구공의 움직임이 한층 변화무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기 때문에 손가락보다 더 섬세한 발묘기를 통해 만들어질 멋진 드라마를 다시 한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글_체육과학연구원(KISS) 책임연구원 송주호



상대적 공기 흐름

느린 속도 (높은 압력지역)

빠른 속도 (낮은 압력지역)

공 표면에 형성된 경계층 공기의 회전

마그누스 힘(진행방향 회전)

<사이드박스 설명>

마그누스 효과 때문에 공은 회전력을 받지 않은 방향으로 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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