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 첫날 출판 관련주들이 예상대로 강세를 보였다. 시장전문가들은 "정가제 시행에 따른 원가율 개선 기대감에 올 초부터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할인 프로모션 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 안정화는 내년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도서 가격 상승으로 절대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정가제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가 흐름은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053280)는 21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55%(250원) 오른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예스24는 장 중 한때 14.04%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도서출판사인 삼성출판사(068290)도 전날 대비 0.98% 오른 6,170원에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관련주인 인터파크INT(108790)와 예림당(036000)도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한 달간 기대감에 각각 17%, 18% 올랐다.
도서정가제는 모든 유통 신간 도서의 할인폭을 정가의 15% 이내로 규정하는 제도로 지난 4월 입법을 거쳐 이날부터 도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서정가제의 시행으로 출판 관련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대 할인율이 감소하고 과거 발간된 도서에도 할인폭 규제가 적용됨에 따라 그동안 무리하게 가격을 내렸던 출혈경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도서 평균가격이 권당 1만4,678원에서 220원(1.5%)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현재 정가 1만원인 도서의 경우 판매가가 현재 7,600원에서 8,500원(11.8%)으로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의 경우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 평균이 1.5%였지만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라 내년에는 2.8%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상반기에는 할인판매를 위한 프로모션을 확대해 이익개선이 어려웠지만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12월부터 관련 업체들의 매출총이익률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도서 구입에 있어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면서 장기적으로 책 구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책 가격 증가에 따라 시장에서 소비위축이 일어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른 정부 논리는 할인이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 도서 매입 단가가 낮아져 책 가격이 안정화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논리가 실제 시장에서 적용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책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들의 불만만 증폭시킬 수 있다"며 "도입 과정에 논란이 컸던 만큼 시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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