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출생지는 티베트 고원 북쪽 사막과 중국 서안의 고비사막, 네이멍구(內蒙古) 황토고원 등으로 광범위하다. 덩어리 규모도 놀라워 높이 1㎞에 면적은 한반도 전체를 덮을 만큼 큰 것도 있다. 기관지염과 천식을 유발하고 피부질환과 눈병을 일으킨다. 자외선 차단 크림과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으로 피하려 애쓰지만 어림없다. 미세 입자는 정밀기기와 통신기기의 작동까지 방해한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환경 테러'라 칭하기도 한다.
봄철의 달갑지 않은 불청객, 황사의 계절이 다가왔다. 황사는 한 번 발생하면 무려 100만톤에 달하는 먼지가 피어오르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 내려앉는 양은 10만톤 정도에 이른다. 올봄에는 몽골 지역이 오랫동안의 가뭄으로 슈퍼 황사가 올 수도 있다 한다. 그 피해는 만만치 않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황사로 인해 1년에 최대 200만여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사망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피해규모가 한 해 8조원에 이른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같은 듯하지만 다르다. 미세먼지는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며 석탄 발전소·자동차·공장·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 연료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발암물질까지 포함돼 있어 그 해악은 매우 크다.
황사든 미세먼지든 모두 자연파괴가 원인이다. 그나마 자연파괴로 인한 피해가 여기서 그친다면 다행이다.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와 삼림벌채 등으로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반구 최대 빙하인 그린란드는 매년 녹아 내려 지난 100년간 해수면이 23㎝나 상승했다. 그 영향으로 수백종의 생명체가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 저지대가 잇달아 침수되면서 고지대 땅값이 치솟는다. 100년 전보다 해수면이 50㎝나 올라가 해안가 주민 125만명이 이재민이 될 수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을 방치할 경우 2100년 어느 날에 마주하게 될지 모를 한반도의 모습이다. 그래서 실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옷을 한 벌 더 껴입고 여름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꾸자. 보일러 온도는 1℃ 낮게, 에어컨은 1℃만 높인다면 한 가정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1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대기 상태의 전원 차단과 운전습관을 바꾸는 것도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을 다소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재생에너지는 대용량의 에너지 생산에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다. 경제성은 떨어지고 태양과 바람 등 자연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어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원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컨대 100만㎾급 원전 1기는 석탄 발전에 비해 연간 7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봄의 불청객 황사로 인해 전국이 잿빛 하늘로 바뀌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자. 생존을 위해서라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생활화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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