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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기자의 무대위愛](12) 대학로 2번 출구에서 만난 불법

연극 호객꾼들 극성...길거리서 티켓거래

명백한 불법,처벌 강화해야

사진 = T broad 뉴스 캡처

“원래 이런 거야?”

어느 주말 지하철 혜화역 2번 출구를 뚫고 나온 친구의 첫마디다. 많은 수의 극장이 혜화역 1번 출구나 2번 출구 부근에 있기 때문에 연극을 보러온 사람들 다수가 두 통로를 이용한다. 코앞의 계단이라도 잘 밟고 올라가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2번 출구를 빠져 나왔는데 인파를 헤집고 역류하는 점퍼 무리들이 눈에 띄었다. 각자 책자 하나씩 들고 “예약하셨어요?”를 외치는 호객꾼들 때문에 2번 출구 앞의 체증은 더욱 심했다. ‘여기서까지 호객이라니!’ 정신이 없으면서도 신기했다.

기자 역시 연극관련 기자간담회 참석 혹은 공연 관람으로 대학로에 자주 오는 편이지만 주말과 저녁 시간대 혜화역 2번 출구 앞 호객 행위에는 여전히 적응하기 쉽지 않다. 호객꾼들은 “예약하셨어요?”라고 행인에게 닥치는대로 묻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루는 “예약했다”고 대답했더니 “예약한 표 보다 더 저렴하게 잘 해주겠다”며 홍보를 멈추지 않은 열혈 호객꾼도 있었다. 대학로는 소극장들이 밀집한 연극의 메카다. 하지만 15년 넘게 지속된 불법 호객행위로 인해 순수연극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연극계의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특정 공연에 대한 정보왜곡과 거리에서 이뤄지는 티켓과 금전거래 등으로 극단들의 공정 경쟁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대학로 이미지까지 깎아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호객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연극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매일 50여명이 혜화역 1ㆍ2번 출구를 중심으로 불법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특정 8개 극장의 경우 티켓 판매 수입의 20~30%를 호객꾼에게 수수료로 지급해 불법행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공정 경쟁을 통한 건전한 공연 문화 정착을 위해 호객 행위 적발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개정 법안을 내놓았다. (현재도 호객 행위가 적발되면 벌금을 물릴 수 있지만 현행범만 단속 가능해 실효성이 낮다.)



대학로를 찾는 사람들 중 과도한 호객행위가 불법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에 호객 행위가 만연한 나머지 오히려 극성 맞은 극단의 적극적 홍보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리에서의 거래는 명백한 불법이다. 발각될 시에는 5만원에서 최대는 20만원 미만의 과태료를 내야하는 경범죄다. 대학로에는 올바르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서울연극센터, 좋은공연안내소, 대학로예술극장 등 무려 3곳이나 된다. 티켓을 예매하고자 할 때 길 위에서의 금전거래는 지양하고 올바른 예매처에서 구매해야 한다. 관람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도 불쾌감을 느끼는 호객 행위 때문에 대학로 전체 공연 분위기가 나빠지고, 돈벌이를 위해 급조된 공연을 본 관객들은 실망한 나머지 대학로를 다시 찾지 않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치열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학로를 찾는 이들도 불법 홍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그날 정신없이 2번 출구를 헤치고 나온 친구에게 이렇게 답했다. “아니 원래 이런 거 아니야. 이거 다 불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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