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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국철도공사에 거는 기대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

지난 1899년 노량진과 제물포간을 오가던 증기기관차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철도역사는 지난해 4월 시속 300㎞의 ‘꿈의 고속철도’시대를 맞이했고 지난해 말에는 우리 기술진에 의해 자체 제작된 한국형 고속전철이 시속 350㎞를 돌파했다. 1899년 최초로 운행됐던 열차의 속도가 기껏 20~30㎞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세월의 속도만큼이나 철도 역시 숨가쁘게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철도공사가 많은 국민들의 격려와 관심 속에 출범했다. 철도청이라는 국가기관이 철도를 운영함에 따른 비효율과 철도청의 공사체제 전환은 이미 정부 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논의돼왔던 사항이었다. 그러나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철도청의 공사화는 실로 어려운 과제였고 논란만 무성한 상태에서 오랜 기간을 끌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이 문제 역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참여정부의 몫이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경제학자 조지프 알로이스 슘페터는 산업의 변화를 비능률적인 기업이 도태되고 새로운 기업이 태동하는 경제구조의 혁신과정으로 설명했다. 또한 인도의 3대 신 중 하나인 시바는 창조와 파괴, 두 가지 의미를 상징한다. 결국 새로운 창조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올 1월1일 발족한 한국철도공사는 이제 막 제 궤도를 잡아가는 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에 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관청체제의 엄격한 통제를 벗고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전문경영체제를 통해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며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부대사업 등을 통해 수익증가가 가능할 것이다. 정부 역시 대용량의 환경친화적인 철도 교통수단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철도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며 한국철도공사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반을 다지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각종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나라 철도는 한국철도공사의 출범으로 그동안의 100년 역사를 접고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철도산업 구조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갈등을 봉합하고 상처를 최대한 빨리 치유해 국민들이 신뢰하고 기대하는 철도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남북한간 철도연결이 가시화되고 우리나라 철도가 중국ㆍ러시아 등을 거쳐 대륙까지 운행될 21세기는 철도에 전에 없던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다. 직원만 3만명이 넘는 한국철도공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공기업이다. 한국철도공사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덩치만 큰 유조선이 아니라 빼어난 속도로 온 바다를 휩쓰는 전투함 같은 조직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한국철도공사가 새로운 철도시대의 선봉에 서 앞으로 국가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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