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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풍부한 한국詩 노벨상 수상 가능성 높아"

한국문학 영어 번역가 안선재 교수


"한국의 시는 영어권보다 절제돼 있으면서도 내용이 풍부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높아요. 하지만 정부가 후원하는 작가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일단 배제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의 문학기행에서 만난 영국 출신의 안선재(영국명 브러더 안토니ㆍ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문학작품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림원에서 어떻게 문학상을 결정하는지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다"며 "한국 역시 가능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지난 1960년대 영국 옥스퍼드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그는 1980년 한국에 온 후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가 됐고 1994년 한국으로 귀화를 했다. 그는 2006년 정년퇴임을 했지만 서강대와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한국문학의 번역을 계속하고 있다. 고은의 소설 '화엄경' 속의 등장 인물인 '선재동자'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그는 "안토니에서 '안'이라는 성을 정하고 이름이 떠오르지 않던 차에 선(禪)을 찾아 떠난 선재동자가 좋아 이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행에서 그는 제자들과 함께 소설가 김주영의 작품 '객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문경세재와 청송 일대를 둘러봤다. 고은 시인의 만인보 6권을 비롯해 소설 '화엄경', 김영랑 전집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해온 안 교수는 1991년 대한민국문학상 번역상과 1995년 대산문학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는 "한국 시를 외국어로 바꿀 때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지 않으면 어렵다"며 "'산에는 꽃이 피네/꽃이 피네'라는 김소월의 '산유화'에 한국 사람들은 감동하지만 영어로 번역해 놓으면 'So What?(그래서?)'이라는 반응이 되돌아온다"며 문화적 차이로 시의 의미 전달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은 시인의 '만인보'는 보여주기 위한 시가 아니라 압축된 인생이 그대로 녹아 있어 영어판으로도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며 시인의 작품이 9개국어로 25권이 번역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시인들 중 좋아하는 작가를 묻자 그는 "천상병ㆍ신경림 시인의 작품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요즈음 젊은 시인들의 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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