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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1일 발표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2차 인선은'호남ㆍ보수ㆍ청년' 끌어안기로 볼 수 있다.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비롯해 운동권 출신 인사가 다수 참여했다. 친노 세력이 장학한 야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또 원칙을 강조해온 전 헌법재판소장과 글로벌 기업을 일군 여성 기업가를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보수와 청년 유권자를 동시에 아우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과거사 문제 해결 의지 담긴 인선=박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대통합위의 수석부위원장 자리에는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앉았다. 그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표로서 국민경선제를 최초로 도입해 '이회창 대세론'을 넘어서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통합은 새 정부가 꼭 실천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생각에서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면서 "실질적으로는 한 전 실장이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합위 기획담당특보로 합류한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도 김대중계에 속한다. 40년간 민주당 당적을 유지했던 김 전 의원은 '김형욱 회고록'을 써 유신 체제를 뒤흔든 인물이다. 그는 최근 낸 개정판에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살해에 고 박정희 대통령은 관련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정희ㆍ전두환 정부 시절 처벌 받은 운동권 인사도 참여했다. 부위원장인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은 1차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다. 그는 1964년 박 전 대통령이 한일 협정을 체결한 뒤 반대시위에 참여했고 '북한 노동당의 지령을 받고 반란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관계자인 김현장 광주국민통합 2012의장과 한경남 전 민청련 의장도 눈에 띈다. 운동권 출신이 만든 포럼 동서남북 출신을 비롯해 전 호남향우회 대표도 합류했다.
그 밖에 미국 출신으로 5대째 우리나라에서 선교 및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요한 연세대 교수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는 대통합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원조 보수에다 청년 멘토까지=김용준 중앙선대위원장은 지체장애2급으로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고 밝혔지만 이념을 떠나 원칙을 지키는 판결로 법치주의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박세일 전 국민생각 대표가 이끄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고문을 지낸 바 있다. 북한인권지킴이를 자처하는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의 합류도 주목된다. 그 밖에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재오 의원 측근 일부가 선대위와 직능본부에 참여했다.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회장과 '스티브 김'으로 알려진 김윤종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은 청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각각 재벌 총수 일가,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스스로의 힘으로 글로벌 기업을 일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막판에 빠진 진념ㆍ송호근=중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하마평이 보도되자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측근 인사가 강력하게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감동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영입 동력이 떨어졌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경제민주화 신경전'을 빚은 이한구 원내대표는 선대위의장을 맡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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