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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 최고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長江의 뒷물결(고진갑ㆍ유광종 지음, 책밭 펴냄)<br>시진핑에게 역전 당한 리커창<br>리위안차오가 낙마한 이유 등<br>감춰진 권력교체 배경 파헤쳐


약 6,300㎞의 장강(長江)은 티베트 고원으로부터 출발해 상하이 인근에서 바다로 빠져 나간다. 중국인들은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밀어내고, 세상에 새로 나타난 사람은 머뭇거리던 옛사람을 쫓아낸다'는 선현의 가르침을 통해 부침(浮沈) 많은 인간 세상을 읽는다.

지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원자바오가 시진핑-리커창의 뒷물결에 밀려 역사의 저편으로 흘러가고 있다. 차기 중국 최고 지도부 중 서열 1위로 올라선 시진핑이 강력한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인한 시장 왜곡과 빈부 격차, 관료 부패로 공산당의 정통성까지 의심 받는 현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하고 현재 본지 편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고진갑 국장과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 중국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한 유광종 씨가 공동으로 중국의 권력교체가 어떤 모습으로 이뤄줬는지 취재해 책을 냈다. 올 11월 새로 부상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유력한 후보였지만 끝내 낙마한 2명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으나 부친인 시중쉰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10대 청소년기에 거친 풍파를 맞닥뜨리게 된 시진핑은 하방(下放ㆍ청년들의 농촌학습)에 참가하게 된다. 옌안의 산골 오지인 량자허로 배정 받아 토굴에서 생활하며 기층민의 삶을 직접 겪었고 우직하게 일하면서 현지 주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곳에서 7년의 세월을 보낸 시진핑은 칭화대학에 입학하면서 다시 중앙 무대로 복귀한다. 허베이의 정딩현 부서기로 부임해서는 현지에 대규모 세트장을 지어 CCTV 드라마 '홍루몽' 촬영팀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성공적인 지방 경제 활성화 사례로 알려지면서 시진핑의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그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화려한 출신 성분에 의지해 특권적 이익을 평범하게 즐기는 수혜자에 머물렀다면 결코 1인자가 될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일을 찾아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주민과의 소통을 넓히는 한편 기층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시진핑의 삶의 자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특히 중국 공산당 최고 권력간 힘의 균형이 그를 권력의 정점에 올려 놓은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2002년 새로 부상한 후진타오 중심의 공청단파, 그리고 그 전임인 장쩌민 중심의 상하이방과 태자당 그룹의 연합세력이 서로간 힘겨루기 속에서 선택한 최선의 결과가 시진핑이었던 것이다.



반면 후진타오의 강력한 후원을 받아 차세대 1인자로 평가 받던 리커창은 2007년 시진핑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만다. 이에 대해 이들의 개인적 역량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시진핑이 오랜 지방관의 경력을 통해 공산당 차세대 지도자로서 확실한 실력을 보여준 반면 리커창은 눈에 띌 만한 실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중국내 권력간 복잡한 힘겨루기의 산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후진타오가 자신의 전임자로서 배후에서 아직 권력을 놓지 않았던 장쩌민에게 밀렸다는 얘기가 설득력이 높다는 것이다. 이밖에 전인대 상무위원장 장더장, 정치협상회의 주석 위정성, 국가 부주석 류윈산, 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 국무원 부총리 장가오리 등 권력 핵심을 차지한 5인의 이야기는 물론 지나친 개혁성향으로 반감을 사 결국 낙마하고 만 리위안차오와 왕양의 사례도 다룬다.

저자는 "중국 대륙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향후 10년간 중국 국정 운영의 키를 쥔 이들 신진 세력의 어제와 오늘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그들의 사고와 경험을 이해해 중국이 구성하는 힘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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