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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극화 바이러스 급속확산] 비정규직도 운명 엇갈린다

대기업 잇단 정규직 전환… 中企는 소리없이 해고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확연하게 구분되더니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비정규직도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한 노동시장 전문가는 "최근 들어 비정규직도 어디에서 근무하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고 있다"며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일부터 비정규직의 사용기간 제한규정이 시행된 후 대기업 비정규직들은 많은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 비정규직들은 소리 없이 해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KT&G의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최근 비정규직 612명 중 419명을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아웃소싱 업체에 정직원으로 취직시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단순업무직은 아웃소싱 업체로 고용을 이전했고 숙련이 필요한 업무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 은행 등 금융사, 공기업 등은 비정규직들을 과감히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돌렸다. 또 많은 대기업들이 어느 정도 숙련이 필요한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숙련이 전혀 필요 없는 일부 단순업무직에 한해서만 불가피하게 계약해지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다르다.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려면 임금도 임금이지만 4대보험 가입비용 등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물론 나중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을 채용하려는 중소기업들도 태반이다. 최근 열린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간 비정규직 간담회에서 여러 중소기업 CEO들은 "노조에 참여하는 것을 막으려고 비정규직을 뽑는다"며 노무관리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비정규직 위주로 채용하고 있음을 실토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17일까지 전국 961개 사업장에서 4,944여명의 기간제근로자가 해고되고 1,969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해고 근로자와 전환 근로자가 7대3 정도의 비율이다. 노동부는 해고의 대부분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영세 사업장은 조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집계에서 빠진 채 소리 없이 해고되는 근로자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정규직으로 바뀌고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실업으로 내몰리면서 고용시장의 새로운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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