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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에 자신감 '실속챙기기'

■ 김대통령 '기업 제값받고 매각' 발언 의미"보여주기 협상지양, '외세' 없이도 생존가능" 김대중 대통령이 4일 재정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제값을 받고 기업을 매각하라"고 강조함에 따라 그동안 시한에 쫓겨 외국 협상파트너에 끌려다녔던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 현대투자신탁증권ㆍ대우자동차 등 주요 업체의 해외매각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게 됐다. 사실 그동안 우리 정부를 비롯해 채권단은 문제기업의 해외매각을 추진하면서 적정한 가격을 받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해외기업에 팔았다'는 다분히 보여주기 위한 협상에 주력, 헐값매각이라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게 사실이다. 더구나 이들 기업의 매각이 논의될 당시에 비해 한국경제의 기본 체질이 매우 많이 개선된데다 해당 기업들의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되고 주가도 2~3배가 뛰어 굳이 '외세'를 빌려 갱생을 도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나라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경우가 현대투신증권이다. 현대투신증권 매각협상이 진행된 지 벌써 1년반이 지났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미국의 AIG는 자기네들의 구미에 맞게 협상조건을 계속 제시하다 결국에는 약속을 어겨 협상 자체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러는 사이 묶음으로 팔기로 했던 현대증권의 주가는 당시 매각협상을 논의할 때에 비해 2배 이상 올라 있고 현대투신도 시나브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협상시한에 밀려 다급해진 점을 이용,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해왔는데 이 때문에 일부에서 "그런 식으로까지 끌려다니며 헐값에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이닉스반도체나 대우자동차 협상 역시 채권단이 '좀더 지켜보자'는 느긋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종전처럼 끌려다니기보다는 동등한 협상파트너로서 현안을 풀어나가는 쪽으로 상황이 호전되고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닉스의 경우 D램 반도체가격이 재고감소로 꾸준히 회복돼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을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날 김 대통령이 국제신인도에 도움이 되는 쪽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어쨌든 주요 구조조정 대상기업들의 해외매각이 좀더 느긋한 마음을 갖고 차근차근 손익을 따지며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구조조정 대상기업들의 해외매각 일정을 상당 기간 연기시키거나 다음 정부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당장 금융감독위원회가 현대투신 등 현대계열 금융3사의 매각협상 대표들을 민간인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대목이다. 김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타난 금융감독위원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 정부에서는 괜히 손을 더럽힐 수 없다'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초래, 결과적으로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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