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BJP로의 정권교체가 확실시되는 이번 총선 결과에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인도인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 중국을 위협할 신흥강국으로 주목되던 인도가 국민회의당(INC) 집권 10년 만에 '비틀거리는 코끼리'로 전락한 가운데 인도인들은 지난 2001년 구자라트주 총리 취임 이후 구자라트를 '인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든 모디의 '구자라트 모델'에서 인도 부흥의 희망을 찾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BJP 당사 앞에서 만난 현지 엘리펀드TV(E-TV) 기자는 "모디가 '구자라트 모델의 전국화'를 이슈로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다"며 "총리 모디의 당선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 선거 연구기관 CMS 설립자 겸 회장인 바스카라 라오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은 명백하다"며 "모디 열풍의 배경은 이 같은 변화 욕구를 모디 특유의 선거 캠페인으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지에서 만난 인도인들은 현 집권당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뉴델리의 호텔 밀집지역인 사다르파텔로(路)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아르준씨는 BJP에 표를 던졌다면서 "무능력하고 부패한 국민회의당(INC)이 이 나라를 주무른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며 "이제 우리에게는 강하고 유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때 연간 10%를 넘나들던 인도 경제성장률은 INC 연합정부 기간을 거쳐 지난해 4.5%로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급격한 경기둔화와 연이어 터진 각종 부패 스캔들 앞에서 별다른 돌파력을 보이지 못한 만모한 싱 현 총리에게는 '미스터 두 리틀(Mr do little·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리더십의 공백을 비집고 12억 인도인들 앞에 혜성같이 나타난 정치인이 바로 모디다. 지난 12일 6주간에 걸쳐 진행된 '세계 최대 민주주의의 축제'인 인도 하원 총선이 마감된 직후 발표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에서 BJP가 이끄는 야당연합(NDA·전국민주연합)이 전체 의석 수(543명)의 절반을 넘는 289석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모든 방송 및 신문지면들은 이미 모디의 얼굴로 도배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INC도 선거 결과의 책임소재를 놓고 분열양상을 보이는 등 사실상 패배를 자인한 상태다.
하리아나주의 신도시 구르가온에서 만난 현지 직장인 수실 셰르마(37)씨는 "모디는 10년 넘게 구자라트주 총리를 지내며 대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는 등 거버넌스(통치) 능력에서 탁월함을 보였다"며 "인도 전역에서 실시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통해 매니지먼트(운영·기획) 능력도 입증했다"고 모디가 이끌게 될 인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