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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자기 이권 지키기를 하고 진보는 이념 지키기만 하고 있습니다."
장하성(사진) 고려대 교수가 1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성장과 분배' 특강에서 보수 진보 양 진영이 모두 자기 부정에 빠져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장 교수는 강연에서 "진보는 원천적 분배가 잘못됐는데 고칠 생각을 안 하고 그것은 다 방치하고 재분배를 하겠다고 한다"며 "애초 분배가 안되니 세금이 안 걷히는데 임금 자체를 안 주고 무슨 재분배 논의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보수진영을 향해서는 "자유시장주의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반시장, 자기 부정을 하고 있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대선 때 제안한 200개 개혁과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자기 이권 지키기, 자기 소원 수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는 박정희 향수, 진보는 끝없는 수입품(수입 경제정책)으로 한국을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며 거침없는 훈수를 이어갔다.
장 교수는 신채호 선생의 '주의가 조선에 들어오면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시장경제를 한다는데 좌파나 우파나 각자의 이념 속에서 논쟁을 하다 보니 실제 국민의 삶과 관련된 문제 해결에는 거리가 있지 않나"라며 양 진영을 싸잡아 꼬집었다.
장 교수는 한때 안철수 전 새정연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3월 안 전 대표가 새정연을 만들고 민주당과 새정연으로 합당한 뒤 '내일' 소장도 그만두고 정치 활동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하지만 안 전 대표에게 정치적·정책적 조언을 하는 '안철수의 사람'으로 꼽힌다.
이날 특강에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민병두·윤호중 의원 등이 참석했으나 안 전 대표, 김한길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장 교수는 진보진영을 향해 "노동 없는 자본이 없듯이 자본 없는 노동이 있을 수 없는데 끝없이 반자본만 하며 체제를 부정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후 오랫동안 시대정신이 실종됐고 너무 빠른 속도로 386세대가 기득권이 되고 자기 시대정신을 실종시키는 데 앞장서면서 다음 세대가 시대정신을 못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는 아마 평등의 문제일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정치적 메시지로 국민에게 와 닿게 할 것인가가 경제 이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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