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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시스템 개혁과 리더십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 시스템의 붕괴, 혹은 부재를 이야기하며 근본부터 바꿔야 할 때라고 얘기한다. 시스템의 리더인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개조를 선언하며 '적폐(積弊)'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대한민국에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의 뿌리가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참사 이후 수많은 보도와 국민의 비판이 동시에 쏟아졌다. 침몰의 원인, 구조 과정의 문제점, 정부의 부실한 대응, 경제적 여파, 유병언 일가의 비리 등 어느 하나 문제가 없는 것이 없었다. 특히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를 키운 것은 리더인 박 대통령의 사과 방식과 소위 '관피아'라고 불리는 공무원들의 행태다. 여기다 '기레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 역시 문제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민심이 그대로 반영돼 나타났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위기와 리더인 박 대통령의 하야까지 거론됐다. 대규모 촛불 시위도 도심 광장에 다시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결국 오늘 대국민 담화를 열고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본인의 책임을 강조하며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담화 말미에는 희생자들을 거론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지난 한 달을 돌이켜 보면 시스템과 이를 이끄는 리더십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사고의 시작은 돈이 되지 않는 부분은 무시하고 효율성만을 따져온 시스템의 결과다. 사고가 참사가 된 것은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핵심인 사람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이끌어 가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완벽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이를 분명하게 깨달았다.



박 대통령은 오늘 담화에서 해경 해체, 안행부·해수부 대수술을 골자로 한 시스템 개혁안을 발표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관피아를 필두로 공직사회 개혁도 예고했다. 이번 시스템 개혁의 성공 여부 역시 리더인 박 대통령이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 향후 개각에서 어떤 사람들을 선택할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리더십에 달린 문제다.

감독만 있지 리더는 없다. 야신(野神)으로 불리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프로야구계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이런 얘기도 했다. 리더의 출발점은 신뢰다. 그것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리더의 사명이다. 박 대통령과 시스템의 또 다른 축인 정치권·언론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말이다. 그래야 대한민국호가 침몰하지 않는다.

/김정곤 경제부 차장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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