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들 면접 한번 보려면… 심각하다
토익 준비했더니 OPIc 보라네요학원 등록등 취업 준비비 1년에 1000만원 웃돌아스펙 쌓으려다 등골 휠판메이크업 등 면접 준비비용 평균 93만원성형·이미지 컨설팅 수강도 봇물… 지방구직자는 교통·식비 부담까지
/이지윤인턴기자 zhirun@sed.co.kr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졸업반인 박모씨는 전혀 기쁘지 않다. 취업준비에 등록금만큼 많은 비용이 나가고 있어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다. "영어학원 종합반을 수강하며 힘들게 토익 점수를 만들어놓았더니 말하기도 중요하다며 토스(토익스피킹)며 OPIC(응시자 친화형 영어 말하기 평가)도 보래요.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하나씩 다 갖고 있더라고요. 학원비도 그렇지만 시험 응시비도 부담스러워요."
알바천국에 따르면 어학연수를 제외하고도 이력서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이 연간 907만원 정도를 소비하고 있다. 기숙사에서 살거나 자취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연간 지출비용이 1,0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취업준비생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내며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도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가로 향한다. 스펙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 중에는 영어학원 등 사교육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영어∙컴퓨터 등 학원비로 월 평균 32만1,000원, 연간 385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자격시험 응시비 또한 만만치 않다. 기업에서 기본으로 요구하는 영어성적인 토익 응시비는 4만2,000원에 달한다. 취업준비생들은 한 해 평균 9회나 토익 시험에 응시해 연간 59만원을 토익 점수에 투자하는 셈이다. 또 최근 영어회화 능력이 중시되면서 토스∙OPIC 등 영어 말하기 능력시험도 필수 요소가 됐다. 토스 1회 응시비는 7만7,000원으로 대학생들이 시험 한번 보기에도 벅찬 비용이다. 그 외에 컴퓨터 활용 자격증 MOS(MS오피스 관련 자격증) 등 갖춰야 할 자격시험 응시비가 늘어나고 있다.
교재 구입비, 교통비 등 용돈으로는 월 평균 38만6,000원, 연간 463만원을 쓴다. 지방 학생의 경우 기숙사비ㆍ자취ㆍ월세 등으로 이보다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다.
취업 스펙 비용은 이력서 마무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1차 서류전형 통과 후 면접준비 비용이 별도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면접에 응시할 때마다 헤어와 메이크업 비용을 지출하게 되며 정장과 구두 등 복장 구매비로 2차 스펙 전쟁이 시작된다.
현재 상반기 공채를 앞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서류전형을 통과해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면접을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상당한 비용이다. 서류 통과 후 면접 하나를 준비하는 데만 평균 93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공인시험부터 컴퓨터 관련 자격증 등 비슷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많아 면접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필요한 메이크업과 헤어 비용만도 기본 7만원이다. 거기에 정장과 구두까지 사면 평균 35만원 이상이 든다. 대개 여러 곳에 지원하기 때문에 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지방구직자의 경우 서울로 한 번 면접을 보러 오는데 교통비·식비·숙박비 등 평균 11만5,000원의 비용(인크루트 조사)이 든다. 대기업의 경우 최종입사까지 세 번의 면접이 필요해 면접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취업 성형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통증이나 붓기 등을 고려해 회복 기간이 일주일 미만인 필러나 보톡스 등의 성형 시술이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면접관에게 온화한 인상을 주기 위해 눈·코·팔자주름 등에 시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한 학원에서는 이제 막 취업준비를 시작한 '취업 초짜'들을 위해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에 맞춰 옷차림ㆍ머리모양ㆍ표정 등 면접에서 첫인상을 좋게 하기 위한 이미지 코칭 수업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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