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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 3집 '나무로 만든 노래'

절제된 기교 절묘한 반전


‘나무로 만든 노래’ 발표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음악들입니다. 자연인 이적이 드러난다고 할까요.” 내공이 쌓인 예술가들이 기교 없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듯 가수 이적(33)이 3집 앨범 ‘나무로 만든 노래(19일 발매)’를 내놓았다. ’노래’에서 ‘무대’까지 이번 음반에 실린 12곡의 노래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소한 삶을 다루고 있다. 보컬, 리듬, 악기 연주 그 어느 하나 기교를 부린 흔적이 없다. 이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곡은 타이틀곡 ‘다행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솔직하고 일상적인 고백이 담긴 가사로 듣는 이를 감동시킨다. 이 노래가 타이틀로 선정된 과정도 재미있다. “타이틀곡으로 예정해 둔 것은 아니었어요. 근처 녹음실에 있던 김동률씨가 놀러왔는데 우연히 ‘다행이다’를 듣고 감동을 받았나 봐요. 1분 50초짜리 곡이었는데 타이틀곡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람에 드럼도 넣어보고 베이스도 더 넣어보고 이래저래 편곡을 해봤어요. 근데 결국은 본래 음악으로 갔죠.” 기름기 쫙 빠진 담백한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다시 연상되는 대목이다. 예상치 못한 리듬과 가사 전환은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특징이다. ‘다행이다’의 마지막 부분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밴드연주는 음악에서 반전이란 게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비틀즈와 퀸을 연상시키는 멜로디와 코러스가 인상 깊은 ‘노래’는 들국화, 비틀즈 등의 음악을 처음 접하고 음악에 매료된 이적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웃음짓게 한다. 이적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록 음악인 ‘비밀’은 이적의 창법이 ‘지르기’에서 ‘절제하며 지르기’로 변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 곡은 보컬의 폭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공백을 채우는 미니 나일론 기타의 음색이 돋보이는 ‘사랑은 어디로’. 서정적인 가사 속에 세상에 대한 피로감과 현실 도피를 담은 ‘예, 앞산에 꽃이 피면’. 심플한 멜로디지만 사운드 하나 하나에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보이는 ‘소년’. 지금 이 순간 음악인 이적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노래 ‘무대’ 등 한 곡 한 곡에 ‘뮤지션 이적’이 녹아 들어있다. 이적은 이번 앨범 전곡을 작사, 작곡한 것은 물론이고 직접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해 1인 다역을 소화했다. 그만의 색깔을 뒤에서 받쳐준 건 긱스 시절 함께 했던 이상민, 정재일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임헌일. 그들은 그림자처럼 전체 음악을 드리우다가 ‘자전거 바퀴만큼 큰 귀를 지닌’에서는 각자 맡은 악기로 멋진 솔로연주를 보여준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라이브 공연 위주의 앨범 활동을 한 후엔 2-3주 정도 소극장 중심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학인 이적으로의 변신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소설 ‘지문사냥꾼’에 이어 호흡이 긴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상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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