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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면방직업계를 이끈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박용학(사진)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한일경제협회 회장, 한중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재계의 대외통상, 무역교류 확대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15년 강원도 통천에서 출생한 고인은 1946년 대한계기제작소를 세운 데 이어 1949년 오양실업, 1953년 대양비료를 설립했다. 박 전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 무역회사인 대한농산을 창업했다. 이후 대한농산을 중심으로 제분업체를 인수하고 쌀 수입 등으로 크게 성공하는 등 사세를 키우기도 했다. 특히 전쟁 직후 산업시설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수출만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임을 강조하며 방직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수입이 아닌 수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8년 인수한 금성방직과 태평방직을 기반으로 대농그룹을 면방직 업계 대표주자로 키워냈다. 1969년 유통업체인 미도파백화점도 인수해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대농그룹은 한때 재계서열 30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970년대 석유파동에 따른 환차손으로 법정관리를 받는 고난을 겪는다. 박 전 명예회장은 회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회사역량을 섬유산업에 집중시키고 그의 회생 전략에 의해 대농은 10여년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후 내외경제·코리아헤럴드를 인수하며 다시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박 전 명예회장은 1989년 아들인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대농그룹은 1990년 미도파 경영권 싸움으로 자금난을 겪으며 해체되기에 이른다. 유족으로는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과 딸 선영·경희·은희(디큐브아트센터 극장장)씨, 사위 이상렬 청운대 총장이 있다. 발인은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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