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백두산 화산 폭발땐 아이슬란드 10배"

천지 주변 암반 붕괴 등 징후… 전문가들 "분화는 시기 문제일뿐"

사진은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 모습. 백두산은 최근 지표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늘고 주변 암반이 붕괴되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 화산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경제 DB

휴화산인 백두산은 다시 분화(噴火)할 것인가. 분화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가.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이 다시금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달 초 백두산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수천 마리의 뱀떼가 출현하면서 화산폭발의 전조(前兆) 현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끝난 국정감사에서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질학계에서는 백두산 화산분화(폭발)가 시기가 문제일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폭발 규모에 대한 예상은 섣부르기는 하지만 올봄 유럽 전역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재난 방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백두산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ㆍ이해하기 위해 남북한을 비롯한 국제적 공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다 규모 클 수도” 현재 모습의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인 946~946년에 있었던 폭발적인 대분화로 성층화산체의 산정부가 파괴되고 함몰돼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1403년ㆍ1668년ㆍ1702년ㆍ1903년 등 10여차례 천지 칼데라 내에서 소규모로 분화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질학자들은 백두산이 활화산으로 언젠가는 분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27일 한국지질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백두산의 화산분화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윤 교수에 따르면 최근 천지 지하 2~5㎞ 하부에 지진이 증가하고, 천지 주변 외륜산 일부 암반이 붕괴되고 균열이 발생한 것을 징후로 들었다. 또 천지 주변의 암석 절리(틈새)를 따라 화산 가스가 분출해 나무가 말라 죽고 주변 온천수의 수온이 최대 83도 가량 높아지며 헬륨 등 가스 성분이 증가한 것도 화산활동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초대형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백두산의 분화 과정에서 주로 점성이 높은 규장질 마그마가 뿜어져 나왔는데 이 규장질 마그마는 엄청난 양의 용존 고압가스를 붙잡아 두고 있어 폭발할 경우 일시에 고압의 화산가스가 팽창되면서 강력한 화산재(ash)와 부석(pumice)의 대폭발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천지 지하의 밑바닥에서 발생하는 잦은 화산성 지진으로 인해 천지에 담긴 20억톤의 물이 지하 암반 틈새를 따라 지하 마그마와 만날 경우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는 초대형 화산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슬란드 화산의 경우 화산폭발지수가 5였는데 백두산의 경우 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폭발의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ㆍ양 등을 종합해 화산폭발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가 1씩 커지면 폭발강도는 10배씩 증가한다. 추정대로라면 백두산 화산폭발 강도가 아이슬란드 화산의 10배에 이른다. 백두산 화산폭발 시기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4~5년 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10년 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백두산 분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만큼 지질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관측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남북한 및 국제간 공동연구 시급 화산폭발은 인근 지역의 식생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힌다. 당장 백두산 반경 수십㎞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암석 조각과 화산재ㆍ유해가스 등이 분출되면서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천지에 담긴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대홍수가 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백두산 화산폭발이 여름에 발생하면 남한 지역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여름에 남동풍이 불기 때문에 화산폭발에 따른 화산재가 남한 지역보다는 북한 함경도나 중국 북동부나 러시아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겨울이다. 북서풍이 부는 겨울에는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울릉도나 독도를 덮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이나 러시아ㆍ미국ㆍ캐나다 등 항공기 노선의 결항도 우려된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화산폭발로 인한 대규모 지진으로 수도권 지역의 건물이 파손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백두산 화산폭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질 재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 및 민간 차원의 대비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남북한 간의 공동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