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수준의 전통춤 공연이 오는 11월 말까지 12회에 걸쳐 이어진다. 한국문화재재단이 11월 2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의집 코우스(KOUS)에서 전통춤 공연 '화무, 십이홍'을 진행한다. 화요일마다 춤이 있고(火舞), 12주 동안 괄목할 춤꾼들이 등장한다(十二紅)는 뜻.
한국문화의집은 지난 2008년 '팔무전' 공연으로 8명씩, 총 50여 명 춤꾼의 무대를 선보였고, 이듬해인 2009년부터는 '팔일' 무대로 매년 64인의 춤꾼을 소개해 왔다. 이번 '화무, 십이홍' 무대는 상설공연으로 진행되는 '팔무전'(3회)과 '팔일'(5회)에 주목할 만한 춤꾼의 무대 '지무(知舞)' 4회를 더해 총 12회로 꾸민다.
먼저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민간에서 전승되어온 승무, 굿판에서 유래해 '살풀이 장단'에 맞춰 추는 춤 '살풀이춤' '도살풀이춤' '민살풀이춤', 일제 강점기 최고의 춤꾼 한성준이 왕십리 당굿 장단에 맞춰 창안한 '태평무', 호남지역 우도농악의 백미인 '설장구놀이'에서 유래한 '설장구춤' '장고춤' 등 대표적인 전통춤 공연이 이어진다. 또 어깨에 북을 매고 오른손으로 부을 치며 추는 '밀양북춤' '진도북춤', 경상도 굿거리장단에 맞춰 여성이 추는 '교방굿거리춤', 선비가 도포를 입고 학처럼 추는 영남지역 남성 춤 '양산학춤', 봄날 꾀꼬리가 노래하는 모습을 무용화한 '춘앵전', 신라 때 처용랑 설화에 기반한 '처용무', 손잡이 달린 작은 북을 치며 추는 '소고춤'과 여기에 긴 종이 띠가 달린 상모를 쓰고 추는 '채상소고춤' 등도 이 기간 계속된다.
첫 무대는 지난 25일 '팔무전'으로 이미 시작됐다. 2008년부터 계속돼온 '팔무전'은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여러 계보의 춤꾼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간 전통춤 공연은 잘 알려진 스승과 제자, 동문 등 같은 같은 계파의 합동발표회 식으로 열리고,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승무·살풀이춤·태평무 등으로 한정된 춤으로 구성돼 일반인에게는 지루해지기 십상이었다. 반면 팔무전은 교방춤·한량무·북춤·채상소고춤까지 한자리에 올려, 여러 계보의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 게다가 테이프나 CD 반주가 아닌 악사들의 현장 연주로 바뀌어 생동감을 더했다.
기획·연출을 맡은 진옥섭 예술감독은 "춤은 음악이라는 것이 몸속을 통과해 나오는 과정일 뿐"이라며 "이번 화무가 비로소 우리 시대 우리 춤의 최고 맛있는 부위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원래 연극 연출 출신으로 서울놀이마당 상임연출·대전엑스포 놀이마당 총연출·서울두레극장 극장장을 역임하고, KBS-굿모닝코리아 PD로 국악프로를 제작했다. www.kous.or.kr, (02)3011-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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