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1차관을 지낸 김종갑(사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후배들을 찾아 관료들의 잘못된 행태를 스스로 꼬집는 공개 반성문을 내놓았다. 2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천안 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리는 지식경제부 직원 연찬회에 강사로 나선 김 사장은 배포한 반성문 형식의 강연자료를 통해 공무원들의 여섯 가지 잘못을 꼬집었다. 김 사장은 “경제ㆍ산업 현장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다. 또 “도와준다며 기업을 오라 가라 한 것”도 반성의 대상이었다. “산하기관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점도 들었다. 산하기관이 정부보다 더 관료적이고 기업들에 부담을 주는가 하면 운영도 내실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규제를 줄이지 못하고 잘못을 철저히 응징하지 못한 점 ▦산학협력과 출연연구기관의 생산성 제고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반 조성에 미흡했던 점 ▦발표만 하고 흐지부지되거나 과도한 행사를 벌이는 ‘보여주기 행정’ 등 행정혁신에 진전을 이루지 못한 점 등을 반성했다. “새 정책을 더 만들지 말아달라”는 부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또 “산하기관 통폐합이 부처 통폐합보다 중요하다”며 퇴직관료 자리 없애기에 후배들이 나서줄 것을 부탁했다. 김 사장은 행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자부 산업정책국장, 차관보, 특허청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2월 퇴임한 뒤 공기업 등 산하기관으로 가는 대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공모에 응해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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