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워크 하드(work hard)'가 아니라 '워크 스마트(work smart)'다. 재계에 '워크 스마트' 열풍이 불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해외 경쟁기업에 비해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조직ㆍ회의문화 혁신 등을 통한 '워크 스마트'를 지향하는 기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워크 스마트란 기존의 획일적인 조직ㆍ근무환경에서 벗어나 자율적 환경에서 효율적ㆍ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 초 자율출근제 등을 도입한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워크 스마트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출근제 및 복장에 이어 최근에는 회의시간 단축, 상명하복 문화 개선 등을 통해 창조적 발상을 유도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똑똑하게 일하는 임직원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평가제도를 바꿔나간다고 밝혔다. LG그룹도 새로운 조직문화 개선을 통한 워크 스마트 정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몬부 LG 회장은 직접 나서 창의와 자율이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것이 채택되면 소사장을 맡는 PBL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LG화학은 결제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등 보고문화를 개선하고 토론 등을 통한 비전 공유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나서 '워크 스마트'를 화두로 꺼냈다. 이의 대표적인 일환으로 포스코는 '1쪽 보고서 작성'을 전사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워크 스마트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1쪽 보고서'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KT도 똑똑하게 일하기 위한 플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밖에 다른 대기업들도 조직문화 혁신 등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워크 스마트는 '나인 투 식스'로 요약되는 기존의 조직ㆍ근무환경에서 탈피,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관리다. 자율출근제ㆍ집중근무제 등 근무시간 유연화가 대표적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워크 스마트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컨설팅본부 본부장은 "내부조직 정비, 정신력 무장, 그리고 자신만의 기업문화 구축 등이 워크 스마트 열풍의 원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워크 스마트 열풍의 원인으로 우선 꼽을 수 있는 게 조직 정비와 정신력 강화다. 워크 스마트라는 화두를 제시, 금융위기로 위축된 조직문화를 새롭게 추스르자는 것이다. 또 본격적인 경기회복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신ㆍ자세의 재무장이 요구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 등으로 자칫 조직원들의 정신상태가 풀어질 수 있는데 워크 스마트를 통해 정신력을 무장하자는 취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덧붙여 성공한 기업문화 방식을 일컫는 '00웨이(way)' 구축도 작용하고 있다. 기존 조직ㆍ근무환경에서 벗어나는 워크 스마트는 해당 기업만의 독특한 문화 구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도요타 웨이'로 대변되는 새로운 성공 기업문화를 가꿔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박 본부장은 "현재 국내 대기업 중에서 '00웨이'로 인정 받는 기업은 2~3개에 불과하다"며 "워크 스마트를 통해 '웨이'로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 수장들은 워크 스마트를 제시하면서 이를 통한 구체적 성과물로 '00웨이'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개별 기업의 웨이가 성공하려면 조직원 간 인식 공유가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해외 다수의 선진 기업들은 여건을 고려해 일하는 방식 다양화 등을 추진하며 생산성 향상은 물론 독특한 그들만의 기업문화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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