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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전히 정치적인 광우병

26일 농림수산식품부 6층 영상회의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가 광우병 발생시 우선 수입중단을 하겠다"는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서 장관은 지난 2008년 5월 이런 내용의 광고가 나간 후인 2008년 9월 관련법을 개정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일시적으로 수입중단 조치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야만 했다.

그러나 정부가 광고를 섣부르게 했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됐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국무총리의 발언이 어땠고, 이후 국회 특위 과정과 법개정 등 지난 스토리를 일일이 듣고 이해해줄 만한 국민은 많지 않다.

농식품부의 '거짓말'을 대변해줄 만한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농식품부가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 데는 2008년의 분위기를 떠올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로 이어지는 촛불집회 등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웠다. 정치적인 무기로 광우병이 쓰이다 보니 농식품부는 당장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광고에 지나치게 확정적인 표현을 쓰게 됐다.



2012년이 됐지만 이 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일각에서는 명확한 근거 없이 국민건강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내 정권 공격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국민건강 앞에 팩트를 운운하는 것은 불경죄다.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는 젖소이면서 30개월 이상된 것이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미국이 무서워서 수입금지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이날 서 장관이 녹음기 틀은 듯한 답변을 해야 했던 것은 광우병의 정치적인 문제를 빼고 답변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정부 때리기라면 십분 이해하지만 정권 공격의 수단으로 광우병이 이용되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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