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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사르코지, 포퓰리스트 이미지 벗어야

<파이낸셜타임스 1월15일자>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총재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당 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사르코지 장관은 프랑스의 다른 엘리트 정치인과 달리 헝가리 이민자 2세로 명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 그는 정치적 후원자였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와 적절한 순간에 결별을 선언해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지략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는 4월22일 대선을 앞두고 사르코지는 인기를 얻기 위해 혼란스러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사회당의 대선후보 세골렌 루아얄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서자 사르코지도 과거의 독단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과거에도 보수적이고 강경한 이미지에 어울리게 불법 이민자들에 강력하게 대응했으나 반대로 노숙자들에게는 시혜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게이 커플에게 시민의 권리를 줘야 한다고 옹호한 반면 동성간 결혼에 대해서는 강력 반대한 전력도 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사르코지는 종잡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신자유주의에 입각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꾀하고 법인세를 낮췄다. 그러나 프랑스의 철도업체인 알스톰을 파산 위기에서 구해내는가 하면 제약업체인 사노피 아벤티스가 스위스 기업에 인수당하는 것을 막는 등 기업 문제에서는 강력한 보호주의로 일관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과거 대선에서 불거졌던 좌우 대립에 염증을 느끼고 있지만 개혁적인 인물에 표를 던질 준비가 돼 있다. 따라서 포퓰리즘에 치우친 사르코지의 혼란스러운 이미지는 분명 약점이다. 사르코지는 루아얄에 비해서는 보수적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정당(FN) 당수와 비교하면 중도파에 불과하다. 사르코지가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면 이제라도 영악한 포퓰리스트에서 일관성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급격한 세계화와 이민자 급증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불안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보다는 프랑스의 자신감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일관된 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르코지는 프랑스의 이익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야만 대권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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