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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원전, 수출동력으로 육성을

에너지에 관한 간단한 퀴즈를 내볼까 한다. 지난해 한해 동안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에 쓴 돈은 얼마일까. 지난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폐막한 에너지 관련 장관급 국제회담의 이름은? 82년 이후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얼마나 올랐을까. 지난 한해 한국의 에너지 수입액은 856억달러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27.7%이며 우리나라 수출 1ㆍ2위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702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우리가 주력 상품으로 번 돈에 150억달러나 더 붙여 에너지를 수입한 셈이다. 도하에서 열렸던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카르텔 구성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자원민족주의의 불씨를 남겼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전력공급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다. 82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세 배 가까이 뛰었지만 전기요금 상승률은 6.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초부터 원전건설을 추진해 현재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다. 전체 에너지자원의 0.4%에 불과한 연료비로 전체 전력의 40%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원자력의 1kW당 발전단가는 39원으로 LNG(162원)ㆍ석유(80원)의 절반 이하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양론이 팽팽히 맞서왔다. 특히 방사성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적지않은 비용을 치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 발효로 이산화탄소 무배출 발전원으로서 원자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원전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가장 현실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수단으로 원자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원전 건설도 세계 곳곳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15기 이상의 원전 건설을 준비 중이며 그동안 반(反)원전 정책기조를 유지해오던 영국도 지난해 7월 에너지정책 발표 이후 신규 원전건설 방침을 발표했다. 개도국의 신규 원전수요는 더 크다. 중국과 인도는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각각 30기와 20기의 원전 건설을 준비 중이다. 80년대 이후 미국ㆍ영국 등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 신규 원전건설이 중단된 데 비해 우리는 90년 이후에만 11기의 원전을 준공해 전세계적으로 최신 원전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재 6기를 운전 중인 한국표준형원전(OPR-1000)과 향후 건설될 한국형 신형경수로(APR-1400)는 외국기술을 들여와 우리 실정에 맞게 만든 것이다. 원전기술 자립화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셈이다. 베트남은 ‘코리아 모델(Korean Model)’로 장기 원전건설계획을 수립 중이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정부 채널을 통해 자국의 원전건설계획 수립에 우리의 지원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원자력 업계는 원전 핵심설비 및 기술용역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93년부터 2004년까지 11년간 한국의 해외 원전시장 수출 누계액은 약 3억달러에 그쳤지만 이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까지 누계액은 6억달러가 됐다. 2005년과 2006년 2년 동안 3억달러어치를 수출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업체들이 중국의 신규 원전사업과 미국 원전설비 교체시장에도 진출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정부는 설비 및 기술뿐 아니라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5년까지 민간과 공동으로 집중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원천기술의 해외 의존을 완전히 벗을 예정이다. 또한 유망시장 대부분이 개도국임을 감안, 산업인프라 개발 및 경제성장 노하우 전수와 연계한 원전 수출방안을 모색 중이며 올해 내 원전수출 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원자력산업의 기술과 인력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수출여건이 미국ㆍ프랑스ㆍ일본의 유수 원자력 기업에 비해 인지도 등에서 아직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가 사업초기 열세를 딛고 주력 수출군으로 자리잡았듯 원전도 우리의 새로운 수출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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