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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 이겨내고 콘서트 열어요"

30대 재미여성 마거릿 이氏 29일 LA서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는 30대의 재미동포 여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29일 오후5시30분(현지시각) LA 윌셔연합감리교회에서 윤형주씨와 함께 ‘사랑의 빛이 비칠 때’라는 주제의 콘서트를 갖는 마가렛 이(33)씨. 로스앤젤레스 미주 한국일보에 따르면 그는 자폐증과 강박장애에도 불구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꿈의 무대에 오르게 된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러나 서른이 넘어서야 세상 밖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그의 뒤에는 부모 이남기ㆍ김연주씨의 눈물겨운 사랑과 노력이 배어 있다. 지난 세월을 이번 콘서트로 훌훌 털어낸 이씨 부부는 “마가렛이 있어 인생이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다. 마가렛 이씨의 아버지 이남기 박사는 서울공대와 조지아공대ㆍ하버드경영대학원을 마치고 한국과학원 산업공학과 초대 주임교수 등을 역임했고 어머니 김연주씨는 서울사대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ㆍ중앙대ㆍ서울대에서 의상학을 강의했다. 이런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마가렛 이씨는 5세까지 ‘수재’ 소리를 듣고 자랐다. 가르쳐준 사람도 없는데 방송만 듣고 어려운 가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소절도 틀리지 않고 부를 정도로 암기력이 뛰어났다. 다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활동적이며 흉내 내기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말 배우기가 더디고 종종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해 어머니의 걱정을 샀다. 이씨 부부는 중학교까지 일반학교를 다니던 딸에게 피아노를 비롯해 수영ㆍ테니스ㆍ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쳤다. 의사소통이 점점 부자연스러워지고 집착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등 자폐증과 강박장애의 증상이 하나 둘씩 나타났지만 이들은 애써 부인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지 처음에는 너무 잘해 칭찬을 받다가도 딱 두달이 지나면 제로상태로 돌아갔다. 어머니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건 딸과 함께 있을 때는 기도를 하면서 울 수도 없다는 것. 딸이 옆에서 더 큰 소리로 엉엉 울어대기 때문. 슬퍼서 우는 거라면 부둥켜안고 함께 울며 기도라도 하겠지만 그냥 엄마의 흉내를 내는 것임을 알기에 더욱더 울 수가 없었다. 아버지 이씨는 “부모로서 숨기면 숨길수록 딸의 상태가 더 악화돼 사회와 융화되기 힘들고 영원히 그 상태에서 나이만 먹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고질적인 편견과 가족이 받아야 할 정신적 피해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졌다”며 “딸이 이번 콘서트를 통해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렸으면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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