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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도덕적 몰락이 미국의 위기 불렀다

■ 문명의 대가 (제프리 삭스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미국이 위기에 빠져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최근까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새로운 로마''없어선 안되는 나라'로 인정받던 미국은 이제 금융 불안과 정치적 마비, 심지어 기업 추문의 진앙지가 되었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같은 위기의식으로 책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미국보다는 세계 다른 국가들의 경제 문제를 최전선에서 해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경제 붕괴 이후 그 초점은 미국으로 옮겨갔다.

막대한 부와 주목할 만한 학문과 기술, 민주적 제도 등을 통해 번영을 일궈온 미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이 책은 그에 대한 총체적 진단을 담고 있다.

미국이 당면한 위기는 경제 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붕괴를 반영하며 그 배경에는 도덕적 위기가 존재한다. 미국은 탐욕스런 은행가가 '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위세 부리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을 걷으려 월스트리트의 비위를 맞추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삭스는 그 동안 세계 10여개국의 경제문제를 다뤄온 방식과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에 대해 '임상 경제학'의 접근법을 취한다. 그 처방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정부와 정치를 휘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개인의 각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각성'의 영역은 부(富)만 추구하는 개인에서 시작해 타인, 자연, 미래, 정치 등으로 확장된다. 이 같은 각성을 통해 미국은 잃어버렸던 '시민적 미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정부와 시장의 두 축에 의지해 효율성과 공정성,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세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면서 적절한 과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부자들이 마땅한 비용을 치르게 하는 방안'에 주목한다. 책의 제목도 연방 대법관 올리버 웬들 홈즈 주니어(1841~1935)가 언급한 "세금은 문명의 대가(Taxes are the price we pay for civilization)"에서 따 왔다고 한다.

미국의 쇠퇴와 실패를 진단한 저자는 그 흐름을 전환시킬 수는 있을지언정 화려했던 그 시절이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지구화 시대를 살며 미국과 공동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독자들을 향해 미국의 현주소에 비추어 각자의 국민경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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