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한국시간) 열린 위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박지성의 이름은 선발출전명단과 교체대기명단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10차례나 풀타임을 소화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뛰던 마크 휴즈 감독 시절을 생각하면 박지성의 ‘개점휴업’은 다소 충격적이다. 해리 레드냅 감독 부임 이후 첫 두 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전에 만족해야 했던 박지성은 이번에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며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최고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할 때만 해도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는 출전시간 보장이 확실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꼴찌팀’에서까지 입지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현재로서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왼 무릎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있지만 지난달의 일이다. 현지언론에서도 부상이나 통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결국 전술상의 제외로 풀이되는 상황. 레드냅 감독은 위건전 중앙 미드필더로 삼바 디아키테와 숀 데리, 스테판 음비아를 투입했고 후반 들어 디아키테를 에스테반 그라네로로 교체했다. 이중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인 데리는 휴즈 감독 체제에서는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던 자원. 데리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용된다면 박지성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아델 타랍과 숀 라이트 필립스가 지키고 있는 측면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한편 QPR는 이날 2대2로 비겨 7무9패로 꼴찌에 머물렀다. 개막 후 16경기 연속 무승은 1992년 EPL 출범 후 최초의 불명예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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