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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 낮출 수 없나

대출금리 고비용 구조 대출모집인 의존도 높기 때문<br>금융사 직접대출 늘리고 중개수수료도 낮춰나가야


급전이 필요해 은행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한 서민들은 흔히 대출 모집인을 찾게 된다. 그러나 대출모집인의 중개로 저축은행ㆍ캐피털ㆍ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면 대부분 고금리를 물게 된다. 고금리의 원인은 금융사들의 직접 대출 대신 대출을 중개하는 모집인에게 5~6%의 높은 수수료를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융계에 따르면 2금융권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건당 대출금액의 6%에 달하는 고율의 수수료를 지급한다고 한다. 특히 대부업체의 '묻지마 대출'은 모집인에게 8%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한다는 것. 이들 금융업체는 신용대출 고객에게 대부분 연 25~29%의 고금리를 받고 있다. 2금융권 회사들이 대출모집인에 의존하니 서민들의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대출모집인에 대한 금융사들의 높은 의존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국내 은행의 대출모집인 의존도는 13%에 불과한 반면 외국계 은행은 50%에 육박한다. 생명보험회사, 할부금융회사, 저축은행(신용대출) 등은 신규 가계대출의 80% 이상을 모집인에 의존하고 있다. 대출중개 수수료가 높다 보니 대출 모집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은행ㆍ보험ㆍ저축은행ㆍ카드ㆍ캐피털 등 5개 금융권 협회는 2010년 8월부터 금융연수원과 보험연수원을 통해 2주간 온라인 교육만 받으면 모집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2010년에만 9,200여명이 교육을 받고 대출모집인 자격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2만1,700여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2009년 말 1만8,400여명이던 대출모집인이 현재 5만3,500여명에 이른다. 이제 금융회사 주변에서 대출모집인ㆍ보험설계사ㆍ투자권유대행인 등은 대규모 직업군으로 자리 잡아 고용 증대에도 기여한 셈이다. 그런 만큼 금융시장에서 역할도 적지 않다. 그들이 모집해온 가계대출 규모도 전체 가계대출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최근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모집인을 사칭하며 저신용등급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인터넷 대출모집인 사기도 조심해야 한다. 대출모집인이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허위 또는 과장광고를 하거나 불법 전단지를 배포하고, 수수료를 과다 요구하며, 다단계를 모집하는 등 부당 영업행위도 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감독당국의 주의가 요구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율의 대출 중개수수료가 서민 대출 이용자들에게 고금리 대출로 전가되는 것이다.



대출금리의 고비용 구조의 고질화는 금융시장 유통구조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우선 금융회사들의 대출모집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이다. 물론 대출모집인은 나름의 전문성으로 효율적인 대출중개로 비용을 절약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그래서 금융회사들이 외주를 주는 것 아니겠는가.

이들에 과도한 의존은 금융회사 본연의 기능이 취약하고 비능률적인 고비용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신용도 낮은 서민들은 대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고비용 구조가 서민에게 전가된다. 금융회사가 신용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객에게 직접 대출한다면 서민들의 대출금리를 훨씬 낮출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대출모집인에 의뢰해 외형경쟁을 벌이기보다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부 금융사들이 '묻지마 대출'을 일삼고 부실증가를 고금리로 서민들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은 시정돼야 한다. 다수의 금융회사가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대출모집을 위탁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모집인 의존율을 줄이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따뜻한 금융으로 서민금융을 활성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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